악수

 

송태한

 

손을 맞대며 슬며시

드러내는 낯선 얼굴

짧은 순간 나는 은빛

갑옷에 가면을 쓴다

작별 손짓 흔든 뒤 다시

문대며 광내는 청동 방패

만지작거리는 호주머니 속

창끝처럼 까칠한 명함들

어둠은 골목 어귀마다

기마병처럼 밀려들고

어깨와 뒷목에 녹처럼 앉은

청록빛 피로감

야전 막사 같은 빌딩숲

선잠에 뒤척이는 밤마다

가시 덩굴 속 칡뿌리처럼 붉게

핏발 선 나의 팔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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