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까지는 괜찮겠지’라는 착각이 만든 교차로 혼잡에 드디어 칼이 들어간다.
경찰이 12월부터 서울 강남 국기원사거리에서 ‘교차로 꼬리물기 무인단속장비’를 시범 가동하며 얌체운전을 본격 색출한다. 교차로 소통을 마비시키던 고질적 민폐 운전이 AI 단속 기술로 정조준되는 순간이다.
교차로 꼬리물기는 단 한 대의 차량만 잘못 들어가도 전체 흐름을 막아버리는 대표적 ‘이기심 운전’. 경찰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호·속도·꼬리물기까지 한 번에 잡아낼 수 있는 통합 무인단속장비를 개발했다. 이번 장비는 경찰청 R&D(폴리스랩)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AI 영상분석 정확도를 높였고, 기존 단속장비 대비 운영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시범운영은 오는 12월부터 2026년 2월 말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된다. 장소는 상습 정체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국기원사거리. 계도 중심 단속이 이뤄지며, 정차금지지대가 표시된 구간에서 녹색 신호에 진입했으나 적색 신호로 바뀐 뒤에도 정차금지지대를 빠져나가지 못한 차량이 단속 대상이 된다. 다만 교통사고 등 불가피한 긴급 상황은 제외된다.

경찰청은 이번 신규 장비 설치와 별도로 기존 신호·과속 무인단속장비에 ‘꼬리물기 단속 기능’을 추가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2026년에는 전국 상습정체 교차로 10곳에 우선 설치하고, 2027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현재 꼬리물기 잦은 주요 교차로는 전국에 883곳에 달한다.
경찰은 그간 새치기, 버스전용차로 위반, 비긴급 구급차 위법 운행 등 5대 반칙운전을 집중 단속해 왔다. 이번 꼬리물기 AI 단속은 그 흐름을 이어 교차로 정체의 핵심 원인을 정조준하는 방식이다. 교차로 진입 시 무턱대고 ‘녹색불이니까 가도 된다’는 판단을 그대로 두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찰청은 “작은 이기심이 전체 교통 흐름을 무너뜨리고 안전을 위협한다”며 “꼬리물기뿐 아니라 끼어들기·불법유턴 단속 장비도 지속 개발해 기초질서 확립과 사고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