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세상

 

송태한      

 

 

 

내 잠시 사람 세상에 들렀다가

반세기가 넘도록

장기 입원한 듯 눌러앉아

내내 앓고 있다네

 

 

사춘기적 얼빠진 짝사랑에

변덕 같은 세상사 속앓이

곰삭은 인정의 감주에 홍조 띄며

밸리댄스 흔드는 억새물결에 넋을 잃고

야니와 한영애

고흐와 르네 마그리트에 홀딱 반했다가

또 아스라이 무지개나라 물방울* 닮은

시구詩句에 그만 눈도 귀도 멀어버려

 

 

아, 돌아갈 길목

헤어졌던 연인

다녀왔노라 외투 벗고 인사할 식구마저

영 까맣게 잊어버린 듯

 

 

*무지개나라 물방울 : 정현종 시인의 시 제목

 

 

 

저작권자 © 이치저널(each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