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이름

 

송태한

 

 

어느 아침 인사조차 없이

청춘에 온몸 떠밀려

영영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처음엔 기다림마저 멀찍이 떠내려갔죠

 

급류에 시간을 유랑한 뒤

깃발 든 기마병처럼 돌아오는 냇가

안기듯 찾아드는 산골짝 품속

너울과 암초에 온몸 멍들어도

 

기억 한 장 들고 기필코

내게로 달려와 준다면

기댈 곳 여기 가슴속 냇가뿐이라면

난 당신의 하나뿐인 이름

 

사행천을 헤치고

좁은 바위 틈 물살을 거스르다

견장처럼 앉은 생채기

등 비늘이 하나둘 벗겨지고

살갗이 헐면 좀 어때요

 

밀월처럼 다가온 산란기

호젓한 낮잠 휴가마저 모른 채

주검 너머 다시 출발하는

지느러미 생애

당신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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