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억새·1

송태한

 

 

처음엔

그저 멀끔한 언덕이 싫어

물가로 내려와 속삭이는 모습 보았는데

그 후엔

바닥까지 마른 눈물로

저녁나절 부대끼는 서러운 울음 들었는데

그리고 마지막엔

허허로운 이승의 응어리 쏟아내려

산등성이 하늬바람 데려와

신명나게 벌이는 춤사위인 줄 알았는데

그게 다 아니었네

감춰둔 둥지 속 새알처럼

어느새 네 안에 자라난 그리움

그 불씨 고이 지켜내려

사악사악 손 비비고 휘휘 불며

뜨거운 노래 불 지피고 있었던 것을

 

 

 

 

 

저작권자 © 이치저널(each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