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잠재된 선비정신, 그리고 백의민족
사진과 함께 해온 삶의 여정
사진가로서의 삶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오랜 시간 동안 사진과 여정을 함께 한 사람이 있다.

김대수 사진가는 사진을 하면서 자신의 자아에 대해 탐색하였고, 40대에 접어들면서 ‘사진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작가 김대수 (사진 : 최가람)
사진작가 김대수 (사진 : 최가람)

 

그는 ‘자아탐구’에 대해 “삶을 살아가는 누구나가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본성”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자기의 존재, 즉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자아탐구’의 목적이자, 본능적으로 품게 되는 의식이라 말했다.

김 작가는 경제적 변화 과정에서 사회가 풍요로워질 때 인류는 문화향유에 대한 욕구를 느끼게 되고, 아티스트의 경우 이를 작품으로 승화하는 작업을 통해 ‘자아탐구’에 대한 욕구를 일반인보다 일찍 깨게 되고, 이를 실현해가는 과정에서 작품창작과 같은 행동양식이 발생했고, 자신도 그와 같은 경우 속에 해당된다고. 

김대수 작가는 지난 9월부터 한미사진미술관에서 ‘풍경사색’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인의 내면에 깊이 자리한 ‘고귀한 정신’, 즉 ‘선비정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흔히 우리는 ‘선비정신’이라 하면, 낡고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라 여기게 되지만, 김대수 작가가 말하는 ‘선비정신’은 이와는 달랐다.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국인은 세계에 내세워 자랑할 만한 ‘고귀한 정신’을 소유한 민족이자, 인간의 도리를 지키고 ‘하늘을 경외’하는 민족이다”라고 강조하는 김 작가는  “우리는 그랬었으며, 무의식 속에 그러한 유전자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그가 이번에 선보인 작품들은 크게 ‘선비정신’과 ‘백의민족’ 두 가지에 뿌리를 둔 작품들이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로 상징되는 ‘선비정신’은 혼탁한 지금 시대를 지탱하는 고귀한 정신이라 생각하는 김 작가는 이 개념을 대나무를 소재로 한 1998년 이후 그의 작업에 반영해오고 있으며, 흑백사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대나무의 상징성을 은유적으로 전달하는데 훌륭한 표현도구가 되어주었다고 한다.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태극기에 녹아 있는 음양 조화의 사상을 흑백사진의 필름 처리 과정(필름 현상 과정)과 연결 지을 수 있었고, 1999년부터는 햇빛은 물론 달빛을 활용한 작업으로 이어갔다고 한다.

이후 사물을 흑백의 톤으로 더 세밀하게 관찰하게 되었고, 음과 양이 혼재하는 다양한 표현을 구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대수 작가는 ‘백의민족’에 대해 “그동안 흑백 위주의 작업에서 컬러 영역으로 확장하여 ‘하늘’ 연작을 작업하였으며, 또한 땅에 있는 대상을 촬영할 때 하늘을 배제하고 하늘을 촬영할 때 땅을 배제했다. 이 구도법은 온전히 한가지에 집중하고 성실함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성향을 은유로 표현하기 위함”이라 했다.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조형적으로는 대상을 반복하여 배치함으로 ‘시점’(View Point)을 없애는 방법을 고안했고, 이는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는 것을 선(善)의 경지로 삼는 한국인의 기질을 표현하려 하였다”는 김대수 작가는 현재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학과에서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강조하는 것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흔히 학과라든가, 대학원에서 잘못 가르치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소위 ‘소통’을 빙자해서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흐리게 하고 관객들의 의견이 제각각 나뉘면서 혼선을 조성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그러면서 “이는 지금 대한민국 사진계에 팽배하며, 이러한 혼선이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이는 나 자신이 보기에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는 사진을 통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분명 작가가 전시를 하고 사진집을 발간하는 것이 저마다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한데도 자신이 전하는 메시지 A라고 치면, 보는 이들이 저마다 B, C, D, E, F... 등 이야기가 분명치 못한데도 ‘그것도 맞다’는 식으로 한다면 그 전시는 속된 말로 ‘망한 전시’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그는 이에 대한 문제점을 “창작과정 중에서 표현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작가가 ‘A’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A’라고 읽게끔 하는 것은 오로지 작가 자신의 역할이자 몫이고,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작가의 시각적 표현 방법이다. 그리고 시각물, 즉 작품에 담긴 대상들이 관객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통상적인 코드인 대상을 피사체로 하는 예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관객들이 그동안 볼 수 없었으나 보고 한 눈에 와닿게 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각적 표현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고로 시각적 표현을 경시한 결과를 함부로 관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김대수 작가는 사진과 함께 오랜시간을 이어왔다.

그는 사실 처음부터 사진작가로만 일해온 것이 아니라, 직장생활도 하고 시각디자이너로서도 일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사진작가로서 대학 강의도 나가고, 꾸준히 작품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만약 자신이 사진을 선택하지 않았다면’이라는 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만약 사진을 하지 않았다면, 디자이너로 살았을 것 같다. 그러나 디자이너로서는 오랫동안 일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디자이너는 전적으로 ‘남의 일을 해주는 일’이다. 그래서 통상적으로는 자신의 작업을 할 수 있지 못하다. 그러나 사진은 다르다. 사진 역시 광고나 이런 것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남의 일을 해주는 일’이 되겠지만, 사진은 선택지가 3개가 있다. 말했던 광고, 다큐멘터리, 그리고 파인아트(사진예술, 순수사진) 이다. 사진은 ‘자기만의 일’을 할 수 있으며, 정년 퇴임 걱정없이 지금처럼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할 수 있어서 나는 사진을 선택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한미사진미술관 김대수 사진작가 개인전 '풍경사색'展 中(사진 : 최가람)

 

‘나에게 있어서의 사진을 단답형으로 한다면, ‘아버지께서 나에게 준 선물’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처음에 사진을 시작한 계기가 아버지께서 나에게 사진기를 주었을 때 였기 때문이다. 물론 나 자신이 지금까지 사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들의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전시도록에 ‘이 책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에게 바친다’고 썼다. 그거 말고도 앞서서 말했지만, 사진이 아니었으면 지금 나이에 정년은퇴해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을 테고, 사진이 아니었다면 ‘다음은 뭐해야지, 이 다음은 뭐해야지’하는 생각조차 가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면 사진을 주신 나의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그래서 나에게 사진은 말그대로 ‘아버지의 선물’이다”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김대수 작가는 이후에도 여러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인으로서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작가, 또한 그것을 사랑하고, 그것을 사진의 예술성으로 가장 잘 승화시킨 김대수 작가의 전시는 오는 12월 12일까지 이다.

김대수 작가의 더 많은 전시소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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