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

 

송강 송태한

 

 

숲이 쥐 죽은 듯 동면에 들 때

나는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다

 

가진 것 없는 알몸에

눈 속에 엎드려 숨을 고르고

덕장 사이로 얼었다 녹은 살점

깃발인 양 나부낀다

 

추억은 혹한에 뼛속까지 얼어붙고

못 다한 사랑도 살결이 터서

나무지게 발채 같은 허공에

꽃잎처럼 허물 띄우면

 

가시가 드러나는 신열(身熱)의 고통

이름도 넋도 높바람에 말라

시래기처럼 바싹 야윈 한 오라기 꿈에

남은 건 반짝이는 금빛 속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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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송태한

 
시인, 서양화가,
시집- 『우레를 찾다』, 『퍼즐 맞추기』, 『2인시집』 등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 저작권옹호위원, KDA한국도슨트협회 부회장,강동문협 이사, 국제현대예술협회 이사,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연암문학예술상 대상, 한국문학신문기성문학상 최고상, 시와표현기획시선 당선

신동아국제미술대전 최우수상 및 우수상, 한류미술대전 우수상, 대한민국창작미술대전 동상 등 수상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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