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제공 - 송시영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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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 이대근

 

 

울그락 붉그락

봄을 지나는 길목에 선 그가 얼굴 붉히고 있다

나는 태연스럽게

안아보고 쓰다듬으며 얼굴 비빈다

아무도 모르게

 

파란 치마를 둘러싸고

청순한 민낯 내밀어 더 수줍은 그는

올망졸망 부풀어 오른 가슴 터지는 그리움으로

혼자서 핀다

 

어쩜

비 오는 날 비에 젖고 달빛 사라져 밤이 지새고

아침 햇살 청량하게 소리 없이 흘러들면

뭇 마음 고혹하게 붙들고 있는지.

 

 

시인 - 이대근

 

시집 -  살았기에 하늘을 본다

부경대학교 졸업

한국수력원자력 퇴직

 

 

시 감평 / 시인 박선해

수국꽃은 색따라 달리 이름을 짓고 싶다는 심경으로 부터 시는 시작되었다. 얼굴 붉힌 아낙도 있고, 부푼 가슴 터질듯이 아리따움도 있는, 아무도 모르게 안아보고 쓰다듬으며, 얼굴 비벼봄을 어찌 참을까!라고 느낌으로부터 본론으로 들어 간다.

뭇 사람들을 고혹하게 만든다는 감을 이끌었다. 각색의 모양과 빛깔로 만인의 귀한 관심을 끌어 간다. 각지의 축제는 아낌없는 기다림을 받는다. 흙바람 바닷바람 사이로 꽃망울 틔우는 광경은 수만마리 형형색색의 나비 몸짓이 갖은 사연을 읊어 흐른다. 꽃들에 눈빛을 보내면 울컥 울음이 차오르기도 하고 세상 아름다움이 와락 안겨 들것만도 하다. 시인의 시에서 유연한 사랑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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