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밀러 한국공식딜러 인노바드 이홍열 대표를 만나다

우리나라에선 첫 월급으로 부모님의 내복을 사드리지만 유럽에서는 자신이 오랫동안 사용할 좋은 의자를 하나 장만한다고 한다. 그만큼 의자는 우리 생활에 있어서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생활 필수품이다.

오늘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만나본 사람은 우리가 하루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의자를 포함한 수입 오피스 가구 브랜드인 허먼 밀러 (Herman Miller)의 한국 공식딜러 인노바드(INNOVAD)의 이홍열 대표를 대치동 쇼룸에서 만나 오피스 가구에 대해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대표님 개인 소개와 함께 허먼 밀러 인노바드 (Herman Miller INNOVAD) 와의 인연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건축환경을 전공한 후, 대덕 연구소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그 후 기린산업 건축자재부와 힐티(HILTI)에서 근무하면서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이후 홈쇼핑 사업도 해보고 해외 바이어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이트레이더닷컴 (etrader.co.kr) 사업을 하면서, 나름 성공적인 결과도 내보고, 실패도 경험하면서 수출입과 국내 마케팅의 현실적인 문제 분석과 해결 방법을 찾는 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 질 무렵, 허먼 밀러의 주요 supplier인 지인이 운영하던 공식딜러 부분을 제안 받아, 2005년부터 허먼 밀러 인노바드를 운영하면서, 국내 B2B 사업과 리테일 (retail)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허먼 밀러 인노바드 대치동 쇼룸 전경 및 가구
허먼 밀러 인노바드 대치동 쇼룸 전경 및 가구
허먼 밀러 인노바드 대치동 쇼룸  가구
허먼 밀러 인노바드 대치동 쇼룸  가구

 

수입가구 사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전 사업인 글로벌 수출입 사업의 성공과 실패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기도 했지만 디자이너 찰스 임스 (Charles Eames) 가 한 말 중에 의자는 가장 작은 건축물이다. 사용하기도 편해야 하지만 보기도 좋아야 한다라는 말을 좋아했는데 의자도 건축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목적성, 기능성, 편리성과 심미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제가 가구 관련 일을 할 때 저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구가 아닌 작은 건축물을 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허먼밀러 임스 라운지 체어
허먼밀러 임스 라운지 체어
허먼밀러 레이 앤찰스 임스 부부
허먼밀러 레이 앤찰스 임스 부부
허먼 밀러 로버트 프로스트
허먼 밀러 로버트 프로스트

 

허먼 밀러는 오피스 가구 전문 브랜드라 일반인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는데 브랜드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1905년부터 오피스 가구 제작 및 판매업을 시작한 허먼 밀러는 100년이 넘은 역사와 신뢰, 지속적 변화로 글로벌 오피스 가구의 리딩 브랜드입니다. 브랜드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된 아이템은 파티션이었습니다. 과거 오피스는 양수, 편수 오피스 데스크 위주의 오픈 랜드스케이프 오피스 레이아웃 (Open Landscape Office Layout) 이 대부분이었는데,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 이후 과학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그들의 업무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업무의 특성상 개인의 연구와 업무에 필요한 높은 프라이버시와 넓은 개인 공간이 필요했는데, 이를 반영한 것이 허먼 밀러의 액션 오피스 시리즈 (Action Office Series) 였으며,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형태로 오피스 공간을 구성하면서 미시건주 로컬 기업이던 허먼 밀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오피스가 단순히 일하는 곳이 아닌 사회적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오피스 액티비티 (Office Activity) 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연구를 통해 허먼 밀러는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기업에서 다른 기업의 공간기획 브랜드로 거듭나며 100년 넘게 업계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제안되고 제작되는 가구들은 현재 포춘 (Fortune)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의 55%가 허먼 밀러 브랜드의 클라이언트일 정도로 오피스 공간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창의적인 전략으로 신뢰와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인터넷과 디바이스 발달로 유비쿼터스 (Ubiquitous) 환경이 확대되면서 고정형의 오피스 공간보다 모바일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오피스 공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대형 기업, 특히 금융시설에서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이 늘어나면서 일반 대면 공간은 축소되고 콜센터 공간같은 비대면 오피스와 같은 새로운 기능의 오피스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편 다국적 기업의 지역 오피스는 본사 오피스와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여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자 하는데, 세계 각국에 많은 Supplier가 있는 허먼 밀러는 이러한 기업의 로컬 오피스에도 문제없이 본사의 오피스 가구를 공급하여 지속적으로 기업 오피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허먼 밀러 리빙 오피스 사례
허먼 밀러 리빙 오피스 사례
허먼밀러 액션 오피스
허먼밀러 액션 오피스
허먼밀러 액션 오피스
허먼밀러 액션 오피스

 

이렇게 역사와 판매망,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허먼 밀러 가구 중에서 현재 쇼룸에서 가장 사람들의 관심이 큰 가구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허먼 밀러의 오피스 가구는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이 있는데 첫째, 임스 부부  (Charles & Ray Eames)나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Prost)등의 디자이너들을 영입하여 디자인 퀄리티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디자인 로열티를 중요시 여긴다는 점입니다. 예로, 허먼 밀러는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즈 재단 (Eames Foundation)에 디자인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좋은 디자이너를 발굴하여 디자인에 참여시키고, 대중화하여 글로벌화 시키는 디자인 전략이 허먼 밀러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인간공학연구를 통해 제품을 개발한다는 점입니다. 의자의 경우, 사용자가 착석시 하중을 분산시켜 장시간 사용하더라도 몸에 느껴지는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소재 개발과 의자 구성 조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테스트하여 제품화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허먼 밀러 오피스 가구 중 에어론 체어 (Aeron Chair)가 가장 관심 받는 대표적 의자입니다. 에어론 체어는 땀이 차지 않고 체중에 의한 처짐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듀퐁 (DuPont) 에서 개발한 펠리클 (Pellicle)이라는 소재의 메쉬 (Mesh)를 사용하여 통기성과 탄성복원력이 우수합니다. 의자와 신체가 닿는 부분을 각 8구역으로 나눠, 구간마다 몸에 적합한 탄성을 지니도록 구성하여 오래 앉아 사용하더라도 불편하지 않게 하여 오피스 가구의 기능성과 작업의 경제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내구성이 높아 12년의 라이프타임 워런티를 보증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몇몇 가구 브랜드에서 유사한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나오긴 했지만 하자 발생율이 높아 에어론 체어만큼의 신뢰를 받지 못하였으며 카피 제품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가격 경쟁보다는 대기업이나 IT 기업, 글로벌 기업과 같은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높습니다. 국내 굴지의 IT 기업인 N사는 장시간 작업으로 인해 높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고민하던중 외국 기업에서 업무 경험이 있는 임원들이 높은 퀄리티의 오피스 가구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하여 국내외 여러 제품들을 직원들이 실제 사용해보고 투표한 결과 허먼밀러 오피스 가구를 선택하여 대량 주문이 이루어 졌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B2B 매출이 이전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재택근무 증가와 함께 평소에 갖고 싶던 높은 퀄리티의 오피스 가구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특히 온라인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공부 환경을 위해 좋은 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일반 리테일 매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례로 회사에서 사용하던 높은 퀄리티의 의자를 재택근무하면서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S 텔레콤의 경우 직원가 구매로 연결될 수 있게 기업 복지 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하였습니다.

 

허먼밀러 에어론 체어(Aeron Chair) 메쉬구조
허먼밀러 에어론 체어(Aeron Chair) 메쉬구조
펠리클 메쉬 (Pellicle Mesh) 구성 조닝
펠리클 메쉬 (Pellicle Mesh) 구성 조닝

 

허먼밀러 에어론 체어
허먼밀러 에어론 체어

 

허먼 밀러가 사회 현상과 미래 트렌드에 대응하는 오피스 공간과 오피스 가구에 대해 섬세하면서도 전략적인 제안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2000년대까지만 해도 오피스 공간은 80%가 개인 공간, 20%가 공유 공간이었습니다. 그 당시까지는 개인적 또는 소단위 프로세스의 업무 위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업무 효율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밀레니엄 시대에 인터넷과 다양한 IT 디바이스가 발달되고 기업이 다국적, 글로벌화 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업무를 소화할 수 있게 고정형의 오피스 공간보다는 변화에 쉽게 반응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허먼 밀러는 리빙 오피스 (Living Office) 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개념과 형태의 오피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앞에서 얘기한 과거의 개인과 공유의 2개 타입의 오피스 모드를 10개의 모드로 세분화하여 정형적 수평관계에서 창의적이고 협업이 가능한 업무환경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리빙 오피스는 오피스 업무를 Haven, Hive, Jump Space, Clubhouse, Cove, Meeting Space, Landing, Workshop, Forum, Plaza10개 오피스 액티비티 중심의 공간으로 구분, 구성한 오피스 시스템으로 필요에 따라 가구에 의해 공간의 커스터마이징을 쉽고 경제적으로 실행하여 오피스 공간의 가변성과 활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아직 국내 대기업에서는 일반 직원들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아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으나 다국적 기업이나 IT, 게임회사와 같은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허먼 밀러 리빙 오피스 10개의 오피스 워크 구분
허먼 밀러 리빙 오피스 10개의 오피스 워크 구분
리밍 오피스로 레이아웃한 오피스 사례
리밍 오피스로 레이아웃한 오피스 사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반인들이 코로나19 이후 전문 오피스 가구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높아졌다고 하셨는데 일반 소비자들이 이러한 가구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재택근무나 온라인 강의 등 최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면서 VDT증후군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할 오피스 가구를 고를 때 누가 사용하는지, 하루에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 어떤 오피스 액티비티를 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며 A/S 내용과 기간, 용이함도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쇼룸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온라인으로 각종 카드나 다양한 혜택을 이용하여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하는 등 높은 퀄리티의 오피스 가구를 집에 들이는 젊은 구매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주요 조사나 논문에 의하면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각종 미디어에서 보여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에 대한 호감이 높아 그러한 기업의 오피스나 오피스 가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제품을 검색하기도 하고 직접 구매를 통해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 허먼 밀러 오피스 가구가 가격대가 높아 일반 소비자들이 가볍게 구매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이노바드에서 젊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쇼룸에서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해 볼 수 있는 체험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L렌탈과 계약하여 장기 렌탈 기회도 부여하고 있어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 소유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가구에 대해 꼼꼼하게 검색하고 직접 체험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지혜롭게 소유하는 똑똑한 소비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허먼 밀러 홈 오피스를 위한 가구 코디네이션
허먼 밀러 홈 오피스를 위한 가구 코디네이션
허먼 밀러 홈 오피스를 위한 가구 코디네이션
허먼 밀러 홈 오피스를 위한 가구 코디네이션
허먼 밀러 홈 오피스를 위한 가구 코디네이션
허먼 밀러 홈 오피스를 위한 가구 코디네이션

 

가구는 제품이고 공간 안에 존재하는 공간요소이며 우리 신체 일부분이 닿아 다양한 작업을 하는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는 생활도구이다. 가구는 작은 건축물이라는 찰스 임스의 말처럼 건축이 가지는 다양한 역할들을 가구에서도 볼 수 있다.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만들어진 오피스 가구는 오피스 안에서의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그 오피스 안에서 기술과 혁신이 일어난다.

오피스는 한 곳에 머물러 있지도, 하나의 형태로 고정되어 있지도 않을 것이다. 오피스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모든 공간이 새로운 기능을 부여받고 이에 따라 형태가 변하고 그것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또 다른 미래들이 들이닥쳐 우리가 코로나19를 대하고 있는 것처럼 당황스럽고 힘들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나 온라인 강의가 일상화되는 2020년 여름이 지나면 또 어떤 새롭고 당황스럽고 그래서 흥미로운 미래가 다가올지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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