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쓰비야莎士比亚>께서 고향 <스트래트퍼드-어펀-에이븐>을 영원히 떠난 지 벌써 404년 하고도 3개월이 더 지났습니다. 한번 뵙고도 싶습니다. 햄릿 부왕(父王)의 망령(亡靈)처럼 왕림하실 순 없으신지요? 그렇게라도 뵈었으면 좋겠는데...  앞으로는 샤쓰비야 옹대신 샤 옹’, 또는 샤 씨엔성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긴 말, 명사도 긴 것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제가 <샤 옹莎翁>이라고 쓰는 것은 우리말이 아니고 이웃나라 중국말입니다. 물론 샤쓰비야 옹도 마찬가지고요. 우리말로는 그냥 <셰익스피어>로만 발음해 존칭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남자나 나이 드신 분에 대한 존칭의 의미'의 옹을 썼습니다. 나름대로 '존경의 염'을 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 셰익스피어(Shakespeare) 중국식 표기

중국이란 나라는 <샤 옹莎翁>께서 서거한 지 270여년 후 귀하의 조국이 아편을 팔기 위해 침략했던 나랍니다. ‘아편 전쟁이라고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전쟁을 貴國에서 벌였습니다. 전 중국 옆에 있는 나라, 대한민국이란 나라 작갑作家니다. 방송 글을 주로 썼고 그 외에도 시나리오 등을 쓰는 작가로 이름은 <김성수 레오>라고 합니다. 지금은 소설을 준비 중이고 종종 유명 정치인들 자서전 대필(代筆)도 해줍니다. 귀국 말로 '유령작가(Ghost Writer)' 말이죠.

제 본래 이름은 그냥 <김성수>고 뒤에 붙은 <레오>는 가톨릭 세례명입니다. 그렇다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는 아닙니다. 현재 여든 일곱의 연세이신 제 어머니께서 "자네랑 함께 성당 다니는 게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라며 협박성 발언을 하셔서 효도한다는 생각으로 6개월간 교리 공부를 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임스 1세 버전(King James Version)>'영어 성경'- 우린 <바이블(Bible)>을 그렇게 부릅니다.-을 지금도 매일 읽고 있습니다. <제임스 1>는 잘 아시죠. 총애(寵愛)를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 영어 성경을 읽는 이유는 신앙심 보다는 서양 문학의 이해라는 관점에서라고 보시면 더 정확할 것 같네요. 참 여기서 말하는 시나리오는 영화의 대본이라고 아, 방송이나 영화를 모르시죠? 방송이나 영화는 <샤 옹莎翁> 당시의 그림들이 실제 사람처럼 움직이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이미지제공 - 박미애 사진가
이미지제공 - 박미애 사진가

 

신기하죠? 4백년의 역사는 과학과 인권 진보의 역사였습니다. 16, 17세기 비하면 과학 기술이 많이 발달했죠. 앞에서 제가 소설을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소설이라는 말도 다소 생소하시죠? 우리는 보통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근대소설의 효시라고 내세우기도 하고, ‘세르반테스돈키호테를 꼽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 관점으로 보면, 데카메론보다는, 돈키호테가 근대문학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2)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 4. 23~ 1616, 잉글랜드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에서 태어나 같은 곳에서 사망. 영국의 시인·극작가. 영국이 낳은 국민시인이며 현재까지 가장 뛰어난 극작가로 손꼽힌다.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4대 비극을 썼다고도 한다.

제 생각으론 샤 옹은 이 두 작품을 다 안 읽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샤 옹작품 가운데 데카메론을 인용한 부분이 어디서도 보이지 않고요, ,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서거한 세르반테스- 1616423일로 이날을 현재 세계 문학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다. -작품을 읽었을 개연성(蓋然性)도 보이지 않습니다.

샤 옹 이 성경이나 북유럽 전설 , 그리고 희랍 고전 에는 박식하지만 , 그 외에는 그다지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는 순전히 제 생각이므로 잘못 알았다면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후로는 한참 뒤인 17세기, 프랑스, 프랑스는 잘 아시죠? ‘리어의 막내딸이 건너갔던 그 프랑습니다. 이 프랑스의 라파예트클레브 공작부인과 영국 리처드슨(Samuel Richardson:16891761)파멜라 Pamela 를 들기도 합니다. 물론 동양에서는 중국 4대 기서가 있었지만, 당시 샤 옹은 중국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없었을 테죠? 영국 밖을 거의 나가신 적이 없으니까요.

 

3) 마리 라파예트(1634.3.18 ~ 1693.5.25.). 17세기 후반 프랑스의 여류소설가. 대표작은 클레브 공작부인은 연애심리의 진실을 묘사, 프랑스 심리소설의 전통을 창시한 걸작으로 꼽힌다.잠언집라 로슈푸코와의 우정으로 유명하다.

4) 파멜라[Pamela] 영국의 작가 사무엘 리처드슨(Samuel Richardson:16891761)의 소설. 1740년 발표. 부제는 정숙(貞淑)의 보수(Virtue Rewarded)이다. 런던의 식자공이었던 리처드슨이 쓴 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사랑이라는, 단 하나의 동기(motive)에 의해 과정을 줄곧 이끌어가는 스토리를 구성하는 서간체 소설이다. 리처드슨은 1739년 인생의 하층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의 편지 왕래와 품행의 모범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속적인 편지를 써달라는 부탁을 어느 출판업자에게 받았다. 그는 승낙을 하고 써 내려가다가 흥미를 더하기 위해 그것들을 어떤 젊은 하녀가 자기 부모에게 자기가 사는 저택의 주인 B씨가 자기를 유혹한다는 내용과 마침내 그녀가 승리하여 그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연결된 편지로 써서 이루어진 장편소설이다. 파멜라란 이름은 시드니(Sidney)아케이디아 Arcadia에 나오는 한 왕녀 파멜라에서 따온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파멜라 [Pamela] (두산백과)

5) 중국의 4대 기서[ -奇書] 원나라 시대의 소설인 삼국지연의(1330), 시내암의수호전(1573?), 명나라 시대의 오승은이 쓴서유기(1590), 왕세정의금병매(1610)를 말한다, 여기에 봉신연의를 덧붙여 5대 기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에서는 금병매대신에 홍루몽을 포함해 네 작품을 '4대 명저'(중국어: 四大名著)로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샤 옹에게 낯선 소설은 본래, 사전적인 의미로는 사실이나 허구의 이야기를 작가의 상상력과 구성력을 가미하여 산문체로 쓴 문학의 한 갈래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상상력과 사실(寫實)의 통일적 표현으로써 인생과 미를 산문체로 나타낸 예술이라고도 합니다. ‘샤  에게는 이 둘 다 낯설죠 ? 제가 준비 중 이라는 소설 은 이것을 나타내지만샤 옹에게 쓰시지 말자는 소설은 이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우리에게는 관용적으로 소설을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 의미의 소설을 쓰지 말자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땅에서는 소설 쓰시네 란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 ‘미래를 통합하자 는 한 야당 의원이 주제와 동떨어진 질문을 하면서 벌어진 일로 , 현직 장관이 소설 쓰시네 라고 한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이 야당은 미래만 통합할 생각인가 봅니다.  현재를 무시하려는 모양인데, 현재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걸 간과(看過)한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 미래만 통합하자는 당에서 윤 모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고기영 법무부 차관을 향해 동부지검장으로 근무하다 갑작스럽게 차관 발령이 났는데,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했습니다. 이런 뜬금없는 질문에 장관이 소설 쓰시네라고 한 것입니다. ‘샤 옹이 생각해도 이건 소설 아닌가요? 관용적인 의미의 소설,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맞죠?

더욱이 이 당의 어떤 여자 의원은, 얼마 전까지 성북구와 세종 시에 두 채의 집을 가지고 있었고, 그 중 세종시 집을 고가로 매도하여 상당한 시세 차익을 남겼던 이가,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면서, 명백한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녀는 이후 성북구 집을 세 주고 서초구에 출마하기 위해 임차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귀족 임차인이죠. ‘반지하방이나 옥탑방’, 영국이나 프랑스식으로 보면, 높은 건물 지붕 밑에 있던 하녀방정도일 것입니다. 이것은 진짜 임차인과는 다른 가짜 임차인입니다. 이런 것이 소설이죠. 이 말에 미래만 생각하는 의원 한 사람은 국회에 침을 뱉었다.”고 거친 소리를 해댔고, 또 소설가협회에서는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정도로 취급했다며 해명과 함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고 합니다. ㅋㅋㅋ. 우습죠? 그 시간에 더 좋은 소설, 본래 의미의 소설 한 줄이나 더 쓸 것이지...

 

6) 검찰관[Revizor, 檢察官] 러시아의 작가 N.고골의 희곡. 5. 1836년에 페테르부르크의 알렉산드린스키극장에서 초연(初演)되었으나, 찬반의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제정러시아 지방관리의 악덕을 철저히 묘사했기 때문인데, 그로 말미암아 고골은 국외로 도피까지 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편 외투와 더불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줄거리는 도박으로 여비를 몽땅 날린 건달 청년 헬레스타코프가, 중앙에서 암행감찰 나온 검찰관으로 우연히 오인되자, 그것을 기화로 지방의 탐관오리들을 실컷 곯려주고 자취를 감춘다는 이야기이다. (두산백과)

이 땅에는 소설 쓰시는 양반들이 참 많습니다. ‘미래만 통합하려는 사람들이 그렇고, ‘검찰관들이 그렇습니다. , 이는 샤 옹은 모르실 고골이라는 작가가 쓴 검찰관인데, 실은 이들을 우리는 검사(檢事)라고 부릅니다. 청사(廳舍) 이름은 검찰청인데, 그곳 구성원은 검사, 그리고 수장(首長) 검찰총장이라고 스스로 부른답니다.

 

이미지제공 - 박미애 사진가
이미지제공 - 박미애 사진가

 

서양 철학과 마찬가지로 동양에서도 학문의 핵심은 명칭을 제대로 정하는 데 있다고 했는데, 이들은 왜 그렇게 명칭에서부터 명쾌하지 않은지 모르겠네요. 이 검사들도 엄청 소설을 많이 쓰시고, 기자(記者)들도 소설을 많이 쓰죠. 검사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남용한다면, 기자들은 자신들의 이권과 관련된 기사거리를 자기 입맛에 맞춰 쓰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기자쓰레기를 합쳐서 기레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쓰기도 합니다.

한 집단은 자신의 부인과 장모가 사기를 치고 다녀도 모른 척하고, 성폭력을 한 전 차관 영상물이 있어도 불기소 처분하고, 또 한 집단은 자신들의 돈줄, 광고주들을 위해서 진실을 왜곡하고 시민들도 속이는 혹세무민(惑世誣民)을 하는 대표적인 집단입니다. 이 둘은 똑같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샤 옹의 작품에 나오는 샤일록처럼 사람 살, 1파운드라도 빼낼 사람들입니다. ‘샤 옹께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요즘은 정말 빚 때문에 장기를 적출(摘出)하는 샤일록 같은 인간들이 있습니다. 끔찍한 세상이지요.

이들을 흔히 보수 언론, 보수 정당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보수주의자들이 아닙니다. 전통과 질서를 중시해야 하는 보수의 개념도 없는 탐욕스런 사람들입니다. ‘샤 옹이 살았던 시대 때부터 이 땅을 지배해온 노론(老論)들의 후예들이 가졌던 기득권을 목숨 걸고 지키려는 자들입니다. 오히려 통속적인 교훈을 던지는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만도 못한 사람들입니다. 폴로니어스가 프랑스로 떠나는 아들에게 주는 교훈, 그런대로 머릿속에 넣어둘 만도 합니다.

 

7) 정명이란 무엇인가?

공자는 이렇게 표현하였다. "모난 술잔()이 모나지 않으면, 그것이 모난 술잔인가! 모난 술잔인가!"(6-25 子曰 : "觚不觚, 觚哉! 觚哉!")

"털공에 털이 없으면 그것이 털공인가?"라는 의미이다. 털이 있는 공이 '털공()'이듯이, 그 명에 부합한 실이 있어야 그 명은 성립한다. 어떤 사태를 어떤 명으로 규정할 때는 그 사태가 그 ''''에 부합해야 한다. 즉 그 명에 합당한 실이 없는 그런 명은 바른 이름(正名)이 아니다. 따라서 공자의 정명 사상은 "군군(君君), 신신(臣臣), 부부(父父), 자자(子子), 효효(孝孝), 인인(仁仁), 직직(直直), 의의(義義), 예예(禮禮), 법법(法法) []"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효는 효다워야 하고, [] 법은 법다워야 한다." 즉 모든 '(개념)'에는 그 ''에 어울리는 ''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예컨대 "정의"의 경우 그 단어에 부합하는 사태에 대해서만 "정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태에 대해서는 "정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 그런 사태에 대해 누가 "정의"라는 이름을 붙였다면 그것은 바르지 못한 이름(不正名)이다. 불의(不義)의 일을 저질러 놓고 그 일에 대해 "정의"라는 이름을 붙이는 행위 따위는 흔히 권력자가 저지른다. 정치를 맡기면 무엇부터 하겠느냐는 질문에 공자는 반드시 "이름을 바로잡겠다(正名)"고 하였다. 즉 당시 불의한 일에 대해 "정의"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공자는 그것을 "불의"라고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즉 불의한 사태에 대해서는 "불의"라는 이름을, 정의로운 사태에 대해서는 "정의"라는 이름을 붙이겠다는 것이 "이름을 바로잡겠다"는 공자의 말의 의미이다. 「정명이란 무엇인가?(공자 『논어』 (해제), 2005., 박성규)

8) 샤일록[Shylock] 셰익스피어의 희극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그리스도교도인 상인 안토니오에게 3,000다카트를 살 1파운드를 담보로 빌려 준다. 빌린 돈을 기일 내에 갚지 못하게 된 안토니오는 생명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이때 재판관으로 변장한 포샤의 기지로 안토니오는 구조되고, 샤일록은 유죄판결을 받아 재산을 몰수당하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것을 명령받는다. 원래 샤일록은 단순한 악역이지만 셰익스피어는 비극적으로 묘사하였다.

9) 조선시대 붕당(朋黨)의 한 정파. 서인은 인조반정을 계기로 정권을 잡고 정사공신(靖社功臣) 김류(金濫)가 영도한 훈서(勳西) 또는 공서(功西), 반정을 관망했던 김상헌(金尙憲)이 영도한 청서(淸西)로 양분되었다, 그러나 훈서는 노서(老西), 청서는 소서(少西)로 다시 개편되었다. 둘로 갈라진 서인세력은 인조 말에 이르러 훈서파는 원두표(元斗杓)의 당인 원당(元黨)과 김자점(金自點)의 당인 낙당(洛黨)으로 다시 분파되었다. 청서파는 사림의 청의(淸議)를 주장하는 사류들이 중심이 된 산당(山黨)과 권세에 아부하는 세력을 중심으로 한 한당(漢黨)으로 분립되어 서인은 사분되었다. 그러나 효종·현종 때에 송시열(宋時烈)을 중심으로 서인이 다시 규합되어 서인 일당이 되었다. 노론은 숙종 때 규합된 서인에서 분파된 것이다. 이들 노론의 세력은 조선 말기까지 유지되었다. 노론 [老論]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10) 햄릿에 나오는 재상. 레어티스와 오필리어의 아버지. 햄릿이 어머니 거트르드 방 커튼 뒤에서 엿듣는 폴로니어스를 칼로 찔러 죽이자, 딸 오필리어가 미쳐 물에 빠져 죽게 된다.

요 몇 가지 교훈을 네 기억에 새겨둬라./ 네 생각을 발설하지 말아라./

절도 없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도 말고./ 친절하되 절대로 천박해지면 안 된다./ 있는 친구들은 겪어보고 받아들였으면, 그들을 네 영혼에 쇠고리로 잡아매라./ 허나 신출내기 철없는 허세꾼들 모두를 환대하느라 손바닥이 무뎌지면 안 된다./ 싸움에 낄까 조심해라. 허나 끼게 되면 상대방이 널 알아 모시도록 행동해라./ 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을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해라./ 지갑의 두께만큼 비싼 옷을 사 입되 요란하지 않게, 고급으로 야하지 않게. 왜냐면 복장을 보고 사람을 아는 수가 많으니까./ 돈은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빚 때문에 자주 돈과 친구를 함께 잃고, 또한 돈을 빌리면 절약심이 무디어진단다./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 수 없는 법./ 잘 가라./ 축복으로 끝낸 말이 네 안에서 여물기를.


 

샤 옹의 이 교훈을 잠언으로 받아드리지 않고, 훈계나 잔소리로 쯤으로만 여기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좋은 말 같기는 해도 어디선가 들은 듯한, 그리고 어디선가 퍼온 듯한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는 퍼 나르는 기계가 있어서, 남의 글을 쉽게 옮기기도 합니다. 탈무드에 나옴직한 글귀를 살짝 어순만 바꾼 듯한 냄새도 나고, 돈을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란 소린, 아폴론 신전에 있는, “너 자신을 알라. 빚지지 마라는 문구를 인용한 듯 하기도 해서, ‘시쳇(時體)꼰대 잔소리만으로 들립니다.

그럼에도 요즘 우리 주변의 수구(守舊) 세력들보다는 교훈적이긴 합니다. 그들 보다 품위가 있고, 품격이 있습니다. 우리 수구 세력들이 최소한 이 정도 격조(格調)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은 전 샤 옹의 작품 전체를 읽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소네트는 거의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재미가 없고, 시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요

 

11) 소네트[sonnet] 정형시(定型詩)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시의 형식. 소곡(小曲) 또는 14행시(行詩)라고 번역한다. 13세기 이탈리아의 민요에서 파생된 것이며, 단테나 페트라르카에 의하여 완성되었고, 르네상스시대에는 널리 유럽 전역에 유포되었다.

귀하의 생애와 비극, 그리고 귀하가 열정적으로 글도 쓰고 사랑을 했을 것이란 가정으로 만든 영화(Shakespeare In Love) 봤고, 평전도 좀 읽었습니다. 그리고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 <햄릿> 순서로 분석을 했습니다. 이 순서는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국가간 야기(惹起)될 수 있는 비극', '개인의 질투가 빚어내는 비극', '권력욕이 보여주는 비극', '근친간에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순서로 귀하를 분석했습니다. 물론 분석이라고 해봤자 1시간은 4대 비극 가운데 한 편을 읽고 2시간가량 작품 해설서나 평전을 보면서 좀 더 깊이 생각해 봤습니다.

샤 옹작품 전체를 읽는 데는 물리적으로도 시간이 절대 부족했고 작품수도 37,8편 가운데 4, 그리고 소네트는 전부 빼냈 습니다. 그럼에도 귀하를 '접수'했다고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섭렵(涉獵)했다고 떠벌이기도 했습니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죠. 그러면서도 저는 귀하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폄하(貶下)했습니다. 그래도 귀하가 레어티스에게 준 잔소리, “네 생각을 발설하지 말아라.”란 말은 기억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처음 밝히는 것입니다

귀하의 개인사에 대한 기록이 거의 전무한 가운데 귀하의 작품들 또한 4백 여 년 가까이 <샤 옹> 작품이 아니라는 소문에 시달려 왔죠? , 당신은 모르시겠네요. 당신 사후(死後) 이야기였으니까요. 게다가 <원형 햄릿>이 등장하고 그 외 작품들도 역사적 사실이나 원전들을 참조했다는 점도 눈엣가시였습니다.

그리고 네 작품에서만도 비슷한 표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예를 들면 <햄릿><맥베스>에서 "칼로 바람 가르는 것 같이" 불필요한 행위를 표현하는 것 말입니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이런 건, '자기 표절(自己剽竊)'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귀하를 '상업주의 작가'이자 '표절 작가'라고 생각했습니다. <햄릿>이 모친(母親) <거트루드>에게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로다.”라고 한 것 같은 잔인한 표현이었나요

 

이런 잔인한 발언에는 귀국에 대한 '아시아적인 서운함', 제 모국에 대한 ''도 깔려 있었습니다. 귀하의 후손들은 "인도를 준다 해도 귀하와 바꾸지 않겠다."는 말로 인도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20세기 초, 1902년에는 일본이란 나라와 동맹을 맺어 일본 아시아 침략의 초석을 깔아주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 동쪽에 있는 섬나라로 귀하 생존 당시만 해도 임진왜란 이라는 7년 전쟁으로 우리 국토를 초토화시켰고, 종국終局에는 귀국이 인도를 식민지화 했듯이 우리나라를 삼켰습니다. 우리에겐 철천지원수 같은 나란데 그 밑거름을 귀국과의 동맹이 실어줬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일본을 추종하면서, 그 나라 수상에게 우리 대통령 대신 사과하겠다는 미친, 오필리어처럼 곱게 미치지 않은, 여인도 있습니다. , 여기에는 앞서 말한 정당과 언론도 가세했습니다. 그런저런 감정이 샤 옹에 대한 악감(惡感)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점에서 저는 <샤 옹>에게 사과의 말과 해명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12) 영일동맹[Anglo-Japanese Alliance , 英日同盟] 1902년 영국과 일본이 러시아를 공동의 적으로 하여 러시아의 동진(東進)을 방어하고 동시에 동아시아의 이권을 함께 분할하려고 체결한 조약.

귀하가 귀국어, 영어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을 받듯이 우리도 우리말에 대한 도타운 정을 갖고 있습니다. ‘샤 옹이 소네트뿐만 아니라 일반 작품의 대사에서도 운율을 따지며 아름다운 언어를 구사했듯이, 우리 말도 그렇답니다. 그래서 우리 말 발음도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클로디어스> 앞에서 <햄릿>이 말하는 대사,

"아닙니다. 폐하. 너무나 햇빛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에서 [해비츨][해비슬]이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폴로니어스> 대사

"올린 돛이 한 폭 순풍을 안고 너를 기다리고 있다."에서 [도치]라고 발음할 것을 [도시]라고도 발음합니다. 방송하는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방송이란, 기계 속에서 사람이 들어가 생활하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죠설명도 쉽지 않네요.

전 글을 쓰는 사람이라, 타인들이 발음을 잘못하는 걸 일일이 고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 걸 방송하는 사람들이 해 줬으면 좋으련만. ㅠㅠㅠ

저는 <샤 옹莎翁>에게 우호적인 전기 작가 <스텐리 웰스>셰익스피어, 그리고 그가 남긴 모든 것이란 책도 읽었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발문에 "이 책을 아내 <수잔 힐>에게 바친다. "고 했고, 옆쪽에는 <밴 존슨>의 글, "그는 어느 한 시대를 위한 작가가 아니라 모든 시대를 위한 작가다."라는 말을 썼습니다.

<샤 씨엔셩莎先生>에게 쓸 수 있는 최대의 찬사로 이 글을 쓰겠다는 저자의 의도로 보여 집니다. 이걸 본 순간, <샤 옹>보다는 <샤 씨엔셩>이란 표현을 쓰기로 했습니다. 같은 존칭이긴 하나 <샤 씨엔셩>이 현대어로 더 많이 쓰이고, <마오쩌뚱>이라는 지도자에  대해서도 중국인들은 존칭과 아울러 애칭의 의미로 <마 씨엔셩>으로 쓰는 걸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스텐리 웰스><샤 씨엔셩>의 표절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우호적입니다. <샤 씨엔셩>태풍가운데 <프로스페로>의 연설은 <오비디우스>의 장시 <변신이야기>의 표절이라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태풍"언덕과 개울과 출구 없는 못의, 그리고 숲의 정령들아"<변신이야기> 그대로 인용했다고 하면서도 <스텐리 웰스>"사실상 표절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표절이다."라는 말은 못하는 거죠. 차마 그러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샤 씨엔셩>의 장시 <비너스와 아도니스>, <루크리스의 능욕>도 그 어조나 주제에 있어서 <오비디우스>에 가깝고, <비너스와 아도니스>의 속표지는 <오비디우스>의 관능적 장시인 <사랑Amores>2행을 인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옮긴이(이종인) '를 보면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리석은 군중에게는 비열한 것을 찬미케 하라. 그리고 찬란한 아폴로 신이여, 나에게는 시의 영천에서 가득 채워진 술잔을 주시라."(셰익스피어...<1장 셰익스피어와 고향 스트래트퍼드> 33)

 

이렇게 <샤 씨엔셩>께서 많은 인용과 표절을 했음에도 <스텐리 웰스>는 아래와 같이 두둔하고 나섭니다. 그래서 저도 샤 씨엔셩의 표절을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그 시대 상황을 고려해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표절은 작가 생명이 끝날 정도로, 용서 받지 못할 원죄(原罪)에 해당합니다. 그래도 전  그냥  용서하겠습니다

 

"비록 셰익스피어 자신도뜻대로 하세요의 학생처럼 '마지못해 학교에' 갔겠지만, 일단 학교에 들어서면 아주 총명하고 예민한 감수성으로 학과를 배웠을 것이다."라면서 <샤 씨엔셩>의 인용과 표절을 고전학습으로 비유했습니다. 학습과 인용, 그리고 표절은 확연히 다른 데도 말이죠

 

그 외에도 "헨리 5세의 유명한 승리,존 왕의 문제 많은 통치,리처드 3세의 진정한 비극등을 수정 작업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희비극레어 왕King Leir의 배우로 직접 출연도 하면서 오랜 숙성의 과정을 거쳐 리어 왕King Lear이라는 아주 위대한 비극을 쓰게 됐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샤 씨엔셩왕팬입니다

 

여기에 <아서 브룩>의 장시 로메우스와 줄리엣의 비극적 이야기베로나의 두 신사헨리 63부에서 부분적으로 각색했고, 그 후에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완전히 새롭게 창조했다고 <스텐리 웰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버트 그린>의 산문 로맨스 판도스토(1588)<샤 씨엔셩>겨울 이야기에 상당 부분을 각색해 넣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그린>이 누굽니까? <샤 씨엔셩>의 초기 인쇄물에 욕설을 내뱉고 <샤 씨엔셩>의 표절도 은연중에 비난했던 사람 아닙니까? <그린> 사망 직후 나온 팜플릿에 있는 문장입니다.

 

"벼락성공의 까마귀가 우리의 깃으로 아름다움의 탈을 쓰고 배우의 가죽에 둘러싸인, 호랑이의 심장을 가지고 자네들과 꼭 마찬가지의 무운시를 지껄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모방에는 천재인지라 그는 이 나라에서는 '무대를 마음대로 뒤흔들 수 있다. ‘셰익씨인(Shake-scene)'은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셰익씨인Shake-scene>이라며 <샤 씨엔셩> 이름 갖고 말장난까지 하는 통렬한 비난이었습니다. 이런 자의 글까지 인용하고 각색할 수 있습니까? 저나 보통 작가들은 낯 뜨거워서라도 못할 짓입니다. <샤 씨엔셩>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전 이걸 담대함으로 봐야 할지 뻔뻔스러움으로 봐야할지 아직 판단이 안 서지만, 모두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1590, 우리에겐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2년 전입니다. 이때 나온 세 편의 로맨스 중 로잘린드(토머스 로지), 아르카디아(필립 시드니 경 유작)는 각각 뜻대로 하세요, 리어 왕에서 가져다 썼고, 요정 대왕(스펜서의 위대한 장시)<샤 씨엔셩> 드라마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홀린즈헤드>연대기<샤 씨엔셩> 역사극의 상당한 밑거름이 됐다는 사실도 이해하겠습니다

 

저는 <샤 씨엔셩>과 같은 해에 태어난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샤 씨엔셩> 초년 극작가 시절 위대한 극작가였죠. 케임브리지 출신으로 시인이자 고전 번역가에 정부 스파이였다고 하네요. 정확히 정부 스파이가 뭔지는 좀더 조사해 봐야겠네요.

아무튼 <샤 씨엔셩><말로>를 존경해 리처드 2<말로>에드워드 2, 베니스의 상인몰타의 유대인의 대한 '응답'이라고 했습니다. '응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좀 더 알아볼 생각이구요. <말로>의 웅변적인 운문 드라마에서의 '힘찬 대사'도 느껴볼 생각입니다.

 

아울러 <샤 씨엔셩>께선 뜻대로 하세요에서 선배 작가 <말로>의 격언을 명시적으로 인용하고 있죠.

 

"고인이 된 양치기 양반(말로), 이제야 당신의 명문구를 알겠어요. ' 사랑하는 자, 그 누가 첫 눈에 사랑을 않았던가?'라지요."

 

여기서 '않았던가?''알았던가?'의 오자가 아닌지 모르겠네요. 이건 우리 번역상의 문제일 테니 제가 알아보기로 하고요. 우리는 곧 광복절 연휴를 맞습니다. 앞에서 말한 일본에게 강점을 당한지 36년만에 해방된 날입니다.

여기에 대체  휴일이 껴서 하루 더 쉬게 됐습니다. 이 기간에도 전 <샤쓰비야 씨엔셩>을 계속 만나야할 것 같네요. <샤 씨엔셩> 비극 네 편 갖고 <샤 씨엔셩> 자체를 판단한다는 건 무리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에서요. 이 참에 <샤쓰비야 씨엔셩> 전 작품에 한번 도전해 봐야 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 후에 말을 하는 것이 도릴(道理일)거 같습니다. 가능하면 원어도 보면서 영어의 리듬도 알아봤으면 좋겠네요.  제 귀국어 실력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궁금증이 있을 땐 하시라도 연락드리고, 아직 반성의 표현을 다하지 못했다는 말을 전하면서 이만 펜을 놓겠습니다. 아니 참, 펜이 아니고요. 태블릿PC라고해서 가지고 다니면서 쓰는 필기구, 참 설명이 어렵네요.  그런 걸로 쓰고 있습니다. 이 태블릿PC는 글도 쓰고 걸어 다니면서 다른 사람과 말도 하는 기곈데 지금 밥을 줘야 합니다. 뭔 소린지 하시겠지만,   나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샤 씨엔셩의 생애와 집필을 모두 이해하겠습니다. 그리고 전부 용서하겠습니다. 다만, 이것 하나만 지켜주십시오. 요즘 제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사람들처럼,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만 약속해 주십시오. 그럼 모든 걸 용서하겠습니다

그럼 다시 만날 그 때까지, “용서로 끝낸 말이 귀하 안에서 여물기를.”

 

 

저작권자 © 이치저널(each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