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명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이 질문을 전기엔지니어에게 했다.
대번 백열전구를 떠올린다. 즉 광원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전기엔지니어는 빛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 근원을 아는 지식을 습득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같은 질문을 건축가들에게 했다. 그러니 조금은 다른 대답을 한다.
조명기구가 생각나네요.
왜냐면 제가 설계한 공간에 어떤 조명기구가 어울릴까를 생각하게 되네요.
디자이너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다양한 컬러가 생각나네요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공간의 분위기를 창조해내는 디자이너들에게는 컬러가 참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지천명을 넘기고 나는 창업을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1년 반이 훌쩍 지났다.
처음 사무실을 계약하고 집기류를 배치할 때, 인테리어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가구를 어디서 구입하면 좋을까를 문의한 적이 있다. 그때 그 친구는 내게 작은 공간엔 화이트(white)로 하는 게 좋아, 책상은 블랙(blac)으로 하고, 포인트를 주고 싶은 것은 레드(red)로 해~ 하는거다. 그때, 아~~그렇구나. 이 친구가 디자이너였지 하하~~
이렇게 동일한 것을 각자 자기만의 시각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이치인 것 같다.
그렇다면 조명이란
광원, 조명기구, 컬러 모두가 종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모두를 조화롭게 선택해야 공간에 알맞은 조명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포괄적인 사고와 실력을 갖춰야 건축주를 또는 발주처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을 전공한 내게 왜 전기엔지니어가 되었느냐고 묻는다.
전기기술사가 된 후 조명으로 박사를 하겠다는 내게 전기엔지니어가 왜 조명을 공부하냐고 묻는다.
세상은 말이지 어떤 분야든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자.
그리고 그 여러 분야의 요소요소가 나를 위하기도, 남을 위해 존재하기도 한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이면서 내 인생의 방향이기도 한 “통섭(統涉)이란 단어를 조명을 처음 이야기하며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