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때문에 요통이나 비만 같은 성인병이 전염될 수 있다
인맥을 통하면 비만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날씬해질 수도 있다

 

인성 질환(psychosomatic disease)이라는 질병이 있는데, 마음이 아파 생기는 신체적인 질병을 포괄적으로 말할 때 쓰는 의학용어입니다. “이라는 아픔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로 인해 심신이 피폐해져 평생 고생하는 사람들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많았지요. “때문에 신체 곳곳이 아프게 된다는 것이 심인성 질환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인권이 많이 향상된 지금은 을 품고 사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고부간이나 가정 내 갈등으로 인해 병원을 들락거리는 분들이 많은데, 만약 의사 선생님들이 이분들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주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신체 질병에만 초점을 맞춰 치료하면 금방 재발이 되곤 합니다. 이런 일이 흔해 지금은 심인성 질병이라는 단어가 아주 상식적인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진제공 - 박미애 사진가
사진제공 - 박미애 사진가

 

그런데 같은 직접적인 감정손상이 아니라 비교적 이성적이고 사회적인 인간관계, 즉 인맥 때문에 요통이나 비만 같은 성인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분야에 관해 많이 연구한 미국 예일 대학 니콜라스 크리스태키스 교수와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대학 제임스 파울러 교수가 펴낸 행복은 전염된다 (원제 CONNECTED)”라는 책을 보면 내가 비만일 경우 내 친구, 친구의 친구까지 비만 같은 성인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주부들에게 흔한 요통도 마찬가지이고요. 내 친구가 20, 그 친구들의 친구들이 각 20, 그 친구들이 또 20명이라고 가정을 하면 내가 허리가 아프면 8,000(20x20x20)까지 허리가 아플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거꾸로 위 8,000명 중 누군가 아프면 내가 아플 수 있다는 말도 됩니다. 이러한 학설이 좀 황당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아주 과학적으로 세밀히 연구한 결과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니 믿으셔도 됩니다. 역으로 인맥을 통하면 비만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날씬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니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속담 친구 따라 강남 간다가 인맥의 영향을 한 마디로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과는 발병기전이 전혀 다른 성인병마저 인맥을 통해 이렇게 전염되거나 치료될 수 있다면 인맥이라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우리 인간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건강만이 인맥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고, 좀 더 크게 생각하면 우리 인생 전체가 인맥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출세하고 싶고 부자 되고 싶어 하지요. 그런데 이런 일도 인맥의 영향을 아주 심하게 받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부자는 부자끼리,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경우는 다반사인데 잘 살펴보면 이미 인맥이 그렇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결혼도 자기와 어떻게든 연결된 사람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의식하고 있지 못할 뿐이지요. 어느 정도나 인맥의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무의식적으로 찾아가는 경우가 많아 인맥 대신 막연히 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들은 운도 인맥에서 나온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손에 넣기 어려운 운만 찾아다니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인맥 관리를 더 철저히 합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잘 알려진 고사입니다. 맹자 어머니는 공부하지 않고 엉뚱한 짓 하는 맹자가 성품이 불량하거나 아둔해서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 때문이라는 점을 알고, 맹자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더 나은 곳을 찾아 세 번이나 이사한 것입니다. 어머니의 현명함이 맹자를 세계적인 인물로 만든 초석이 된 것입니다.

인간은 결코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 연결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게 우리 삶을 지배합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당연히 자신이나 자식들이 더 나은 인맥을 찾아 나서기를 원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좋은 인맥의 구심점이 되어 남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경우는 서로서로 긍정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쳐 더 건강하고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요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즉 인맥만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런 일환이 우리나라에서도 자연림 치료라는 새로운 치료법을 활용하여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점이지요. 산림청에서는 국립자연휴양림을 지정하여 숲 나들이를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습니다. 공기 좋고, 풍광 아름답고, 고요한 숲속의 힘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강이나 바다가 아무리 좋아도 주변에 풍성한 수목이 없으면 삭막합니다. 숲과 나무와 풀과 꽃들은 지구를 생명이 살 수 있는 푸른 아름다운 별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의 터전과 생명수를 정화해 깨끗한 환경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문명이 뛰어났던 지역도 환경이 망가지면 오래 가지 못하고 폐허가 되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많이 보고 있습니다. 호연지기는 황폐한 지역에서는 길러지기 어렵습니다.

우리 건강은 물론 삶 전체가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차적으로는 나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나 환경을 잘 선택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타인의 삶이나 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적은 노력이나마 해야 합니다.

 

건강이나 인생이나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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