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국립세종수목원에 전통의 숨결이 스며든다. 10월 14일부터 26일까지 분재문화관에서 열리는 ‘우리 문화의 숨결’ 특별전은 조용한 산책길 대신, 오롯이 한국의 손끝에서 피어난 예술을 만나는 시간으로 초대한다. 조달청과 국립세종수목원, 정부조달문화상품협회가 함께 마련한 이번 행사는 공예와 문화가 만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전통의 가치와 미학을 전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정부조달 문화상품’이라는 생소한 이름 뒤에 숨은 장인의 세계를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한 자리다. 1999년부터 정부가 지정해온 조달 문화상품은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공예품 중 우수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다. 그동안 기관 내부에서 머물렀던 이 문화상품이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의 눈앞으로 나오는 셈이다.

 

 

전시장에는 전통 붓 장인 곽종민의 섬세한 필세(筆勢)와 왕실 차 문화를 재현한 권순조의 차도구, 조선시대 가구의 품격을 이어온 김군선의 목공예, 민화 작가 김정원의 화려한 색채, 해금 제작 명인 류충선의 선율, 그리고 황윤희 작가의 섬세한 실크스카프 등 총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공예품이지만 예술작품이자, 실용품이지만 동시에 문화유산이다.

특히 10월 17일에는 전통문화의 손맛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무료 원데이클래스가 열린다. 민화 그리기, 혁필화 체험 등으로 꾸며진 이 프로그램은 국립세종수목원 관람객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단 하루, 붓끝으로 전해지는 한민족의 예술 감각을 직접 체험할 기회다.

조달청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정부조달 문화상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로 확대를 위한 기반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강성민 조달청 구매사업국장은 “전통문화상품의 대중화를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과 전시를 이어갈 것”이라며 “정부조달 문화상품이 단순한 행정용품을 넘어 국민의 일상 속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가을, 세종수목원에서 전통의 향기를 느끼며, 오래된 손끝의 기술이 빚어낸 ‘우리 문화의 숨결’을 직접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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