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건강의 적신호가 켜졌다. 고혈압·당뇨병·고콜레스테롤혈증 같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치료율과 조절률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 만성질환 관리 체계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9월 30일 발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비만율은 48.8%로 1년 새 3.2%포인트 늘었으며, 30~50대 남성 절반가량이 비만으로 집계됐다. 고혈압·당뇨병·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전년보다 상승했다. 특히 40대 남성은 주요 만성질환 모두에서 유병률이 크게 높아져 관리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반면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 관리 지표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고혈압과 당뇨병의 치료율은 각각 70% 이상으로 올라섰고, 특히 30~40대에서 개선 폭이 컸다. 이는 건강검진 확대와 조기 치료 인식 제고의 효과로 풀이된다.
영양 조사 결과에서는 과일 섭취량이 줄고 육류와 지방 섭취는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졌다. 한국인의 지방 에너지 섭취 비율은 30대 남성에서 30%를 넘어 권고 기준 상한선에 도달했다. 반면 나트륨 섭취는 과거에 비해 감소세를 유지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웃돌았다.

65세 이상 노인 심층조사에서는 근감소증 유병률이 9.4%, 골다공증은 18.0%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10명 중 3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어 예방 관리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또 흡연·음주 같은 생활습관은 남성 노인에서 여전히 개선이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노인 건강 추적조사와 만성질환 관련 심층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임승관 청장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늘고 있지만 관리 수준은 향상되고 있다”며 “고령층의 근감소증과 골다공증 등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로, 국가적 차원의 예방·관리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