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이 600년 역사를 품은 새로운 상설 전시로 시민과 만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9월 30일 창경궁 집복헌에서 「동궐, 창경궁의 시간」 전시를 개관하며, 궁궐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문화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동시에 평소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영춘헌을 특별 개방해 증강현실 기반의 참여형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세종이 태종을 위해 지은 수강궁(1418년)에서 시작해 성종대의 창경궁 확장, 조선 왕실 생활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잡은 시기, 일제강점기 ‘창경원’으로 격하된 아픔, 광복 이후 복원 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창덕궁과 함께 ‘동궐(東闕)’로 불리던 역사적 위상과, 국왕의 집무와 국가 의례, 왕실 여성과 세자의 일상 등 궁궐 속 다양한 삶의 면모를 풍부한 자료로 조명한다. 일제강점기의 훼손 사례와 복원 과정 또한 전시의 중요한 축으로, 굴곡진 역사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청각·시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해설 영상과 점자 리플릿도 제공돼 누구나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영춘헌 특별 개방 프로그램에서는 헌종 14년(1848년) 『무신진찬의궤』 속 왕실 연회를 증강현실로 재현해 관람객이 태블릿 PC를 통해 현장감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동궐도> 속 창경궁 전각 찾기 스티커 체험, 포토존, 휴식 공간 등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전시와 체험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창경궁 입장료 별도),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자세한 안내는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 누리집 또는 상담실(☎1522-2295)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번 전시가 창경궁을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살아 있는 역사와 문화의 장으로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궁궐 공간을 활용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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