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농촌은 단순한 들녘이 아니라, 꽃으로 피어난 하나의 거대한 정원이다. 전국 곳곳에서 메밀, 해바라기, 코스모스가 만개해 농촌 풍경에 새로운 색을 입히고, 도심을 떠나온 이들에게 쉼과 감동을 선사한다. 올해 가을,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경관보전직불사업’ 덕분에 30여 개 지역의 유휴지마다 화려한 경관작물이 활짝 피어나며, 농촌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문화·관광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경관작물은 단순히 꽃을 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농촌 경관을 개선하고, 주민 소득을 보전하며,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다층적 효과를 낳는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효과를 확산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약을 맺은 농가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재배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농촌은 공동체 활력과 도시·농촌 간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꽃의 계절은 짧고 유한하기에, 한 번 시기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바로 이 점이 경관작물이 선사하는 풍경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가을의 절정기인 9~10월은 메밀, 해바라기, 코스모스가 농촌을 수놓는 시기다. 전북 정읍 고부면 두승지구와 고창 청보리밭, 전남 장흥 회진 선학동마을, 경북 포항 호미곶지구, 경남 하동 북천 직전마을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는 대표 명소다. 해바라기밭은 인천 강화 교동면 난정1리와 경남 함안 법수면 강주마을에서 황금빛 물결을 자랑하며, 코스모스는 대전 대덕 장동마을, 전남 해남 산이면 대진마을, 전남 완도 청산 당락지구, 경남 고성 기월마을, 하동 북천 이명마을 등에서 흐드러지게 핀다.
경관작물 감상은 지역 농촌관광 자원과 결합해 여행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경험을 제공한다. 경남 하동 화개면에서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정금차밭에서 차와 함께 전통 다도를 체험할 수 있고, 이어 북천 직전·이명지구에서 꽃길을 걸으며 가을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밤에는 산청 남사예담촌 한옥에 머물며 전통혼례, 천연염색, 전래놀이 등을 체험하며 한국 고유의 생활문화를 느낄 수 있다. 올해는 웰촌 SNS에서 진행되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인증샷 챌린지’를 통해 색다른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농촌 크리에이투어 프로그램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농촌의 매력과 문화를 깊이 경험하도록 돕는다. 방문객들은 꽃 경관을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농촌 주민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이는 농촌 관광을 차별화하고, 잊지 못할 체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림축산식품부 김고은 농촌경제과장은 “가을 경관작물은 농촌을 찾는 가족과 여행객에게 잠시 머물러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며, “많은 분들이 직접 농촌을 방문해 꽃을 즐기고 주민들과 교감하며 농촌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