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격랑 속에서 나라를 지키고 목숨을 바친 호국선열의 넋을 기리는 순의제향이 올해도 거행된다. 조국 수호를 위해 피 흘린 이들의 애국정신은 4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숨 쉬며, 후대에 전해야 할 역사적 책무로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9월 23일 충남 금산군 칠백의총에서 제433주년 칠백의사 순의제향을, 26일에는 전북 남원시 만인의총에서 제428주년 만인의사 순의제향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두 의총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라는 국난 속에서 왜적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순절한 의병과 의승, 민·관·군의 충혼을 모신 장소로, 각각 1963년과 1981년에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

 

 제432주년 칠백의사 순의제향 (‘24.9.23.)
 제432주년 칠백의사 순의제향 (‘24.9.23.)

 

칠백의총은 금산전투에서 순절한 조헌 의병장과 의병들, 영규대사와 의승군, 고경명 의병장의 넋을 모신 곳으로 ‘민족의 호국정신을 상징하는 성역’이라 불린다. 23일 진행되는 제향에는 허민 국가유산청장을 비롯해 칠백의사 후손, 불교계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제향 절차는 초헌관의 분향과 초헌례를 시작으로 축문 낭독, 아헌례·종헌례, 대통령 헌화와 분향으로 이어지며, 국가무형유산 전승자의 살풀이 공연과 불교의례, 의총 참배로 마무리된다.

 

 제427주년 만인의사 순의제향 (‘24.9.26.)
 제427주년 만인의사 순의제향 (‘24.9.26.)

 

만인의총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5만 6,000여 명의 왜적과 맞서 싸우다 순절한 민·관·군 의사를 추모하는 곳이다. 26일 열리는 제향에는 지역 국회의원과 후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제향행제 후에는 남원시립국악단의 정화무인 지전춤과 창작국악 ‘만인의 염원’이 무대를 채운다. 참배 행사로 마무리되는 이번 제향은 단순한 제례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역사 추모의 장이 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행사를 통해 “호국선열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이 국민 모두에게 계승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함께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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