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길, 야생버섯 ‘먹지 않는 게 상책’…중독 사고 주의보

가을철 성묫길과 단풍 산행이 절정기를 맞으면서 야생버섯 중독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산림청은 15일 “우리나라 자생 버섯 가운데 식용으로 안전성이 확인된 것은 18%에 불과하다”며 “야생버섯은 독버섯 여부와 상관없이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고 비가 잦은 9~10월은 버섯 발생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다. 특히 광대버섯속, 무당버섯속 등 치명적인 독버섯이 자주 발생한다. 국립수목원 산림생물표본관 분석에 따르면 가을철 가장 흔히 발견되는 독버섯은 맑은애주름버섯, 노란개암버섯, 노란젖버섯, 큰주머니광대버섯 등으로, 식용버섯과 겉모습이 흡사해 일반인 눈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큰주머니광대버섯(Amanita volvata (Peck) Lloyd)
큰주머니광대버섯(Amanita volvata (Peck) Lloyd)
맑은애주름버섯(Mycena pura (Pers.) P. Kumm.)
맑은애주름버섯(Mycena pura (Pers.) P. Kumm.)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다. 버섯의 발생 시기와 장소가 해마다 달라져 지난해 안전했던 장소에서 올해 새로 발생한 버섯이 독버섯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붉은사슴뿔버섯처럼 연구 성과를 잘못 해석하거나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부정확한 정보 때문에 식용 가능 버섯으로 오인되는 사례도 보고됐다.

 

노란개암버섯(Hypholoma fasciculare (Huds.) P. Kumm.)
노란젖버섯(Lactarius chrysorrheus Fr.)

 

설령 식용버섯이라 하더라도 야생에서 자란 경우 세균이나 곰팡이에 쉽게 오염될 수 있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병원성 세균이 급속히 증식해 심각한 식중독을 유발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야생버섯은 어떤 경우에도 입에 대지 말라”고 경고한다.

독버섯을 먹으면 보통 6~12시간 내 구토, 복통, 설사,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독성에 따라 간·신부전 등으로 진행돼 치명적일 수 있다.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토해내고, 섭취한 버섯을 지참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장갑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은 “전문가도 현장에서 판별하기 어려운 게 야생버섯”이라며 “추석 명절에는 농가에서 안전하게 재배한 양송이·느타리·팽이버섯 등을 믿고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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