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 전북 전주·남원, 경남 고성·거창을 비롯한 전국 25곳이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발판 삼아 ‘균형발전 거점’으로 재탄생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지역개발사업 공모 결과, 투자선도지구 5곳과 지역수요맞춤지원 사업 20곳을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도심 쇠퇴와 인구 감소에 시달리던 지역들이 산업·문화·관광 인프라를 갖춘 신성장 거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된 5곳은 모두 지역의 미래 산업 중심축이 될 핵심지다. 영월은 텅스텐을 기반으로 반도체·방산·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인 첨단소재단지를 조성한다. 여기에 산·학·연이 결합한 연구개발센터를 세워 국가 핵심광물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전주는 KTX 전주역과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MICE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 회의·관광·전시·컨벤션이 어우러진 융복합 성장 허브를 만든다. 남원은 달빛철도와 전라선 고속철이 교차하는 입지에 드론·스마트농업·바이오산업을 연계한 미래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고성은 KTX 고성역세권에 스포츠힐링타운과 스마트 주거단지를 세워 남부권 스포츠·관광 거점 도시로 도약한다. 거창은 승강기 전문단지 인프라를 확장해 첨단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산업단지 전용 IC 설치로 물류 효율을 높인다.

이들 사업에는 조세·부담금 감면, 건폐율·용적률 완화 등 각종 규제 특례가 적용되며, 낙후지역에는 국비 최대 100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민간 투자 유입을 촉진하고, 일자리와 정주 여건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지역수요맞춤지원 사업은 생활 인프라의 빈틈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영월은 유휴부지에 과수 가공·저장시설을 건립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영동은 영동문화원을 리모델링해 청소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고흥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차타워를 짓는다. 단양은 응급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로를 확장하고, 거창은 영유아 돌봄과 부모 지원을 위한 육아드림센터를 세운다.
관광 인프라 확충도 눈에 띈다. 태백은 용연동굴 은하수정원과 주차장을 조성하고, 장수는 방화동 관광지 내 노후 숙박시설과 체험시설을 정비한다. 곡성은 옥과현 객사 터를 테마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지역 명소화를 꾀한다. 하동은 보행자 안전을 위한 친환경 보행도로를, 군위는 하천 캠핑 안전시설과 여가 공간을 만든다.
산불 피해 지역 복구 지원도 포함됐다. 의성·청송·영양은 소실된 마을회관·창고를 재건하고, 이재민 숙소 정비와 도로 확충으로 재난 대응력을 높인다. 청도·서천은 귀농·귀촌 정착 지원 인프라를, 부여·정읍·통영은 부족한 체험·휴식 공간을, 함평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연계도로를 확충한다.
국토부 이상주 국토도시실장은 “이번 공모 결과가 지역균형발전의 마중물이 되어 각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선정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개발계획을 넘어, 사라져가는 지방 소도시의 미래를 다시 쓰는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과 교통, 문화와 생활 인프라가 어우러진 이번 프로젝트들이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