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산업의 기술 진화가 특허출원 수치로 뚜렷이 드러났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2024) 의료기기 분야 특허출원이 무려 4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기술 분야의 특허출원이 약 1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의료기기 분야는 약 3.5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의료기기 수출액이 올해 8조 6,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첨단 기술이 이 같은 지식재산권 확보의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웨어러블 센서, 비대면 진료 기술 등은 성능과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허청이 분석한 특허 유형에 따르면 가장 많이 출원된 분야는 생체계측기기로 전체의 14.6%를 차지했다. 이는 심박수, 혈압, 체온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장치 특허가 대거 포함된 결과다. 이어 수술치료기기(14.0%), 의료정보기기(13.7%), 의료용품(11.9%)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의료정보기기는 연평균 21.9%의 출원 증가율을 보이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AI 기반 비대면 진료 시스템 특허가 무려 92.6%를 차지하며 이 같은 성장을 이끌었다.

예컨대, A사는 체온·심전도 등 건강정보를 수집해 특정 수치가 이상일 경우 병원에 자동 알림을 보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특허를 취득했다. B사는 AI를 이용해 진료 예약부터 약 배송까지 연결된 비대면 진료 서비스 특허를 확보했고, C대학 연구팀은 환자의 건강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천장형 AI 진단 장치 특허를 등록했다.

특허출원 주체를 보면, 중소기업이 전체의 31.7%(3만7,925건), 개인은 19.7%(2만3,554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외국법인(19.6%)과 대학·연구기관(19.1%)도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국내 중소기업과 개인이 혁신의 중심에 있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다출원 기관 1위는 삼성전자였다. 연세대, 고려대, 오스템임플란트가 그 뒤를 이었다. 분야별로는 삼성전자가 생체계측기기와 재활보조기기에서, 연세대는 의료정보기기와 체외진단기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영상진단기기는 삼성메디슨, 치과기기는 오스템임플란트, 치료보조기기는 바디프랜드가 각각 1위를 기록했다.

특허청 임영희 화학생명심사국장은 “첨단 기술을 의료기기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급속히 늘고 있다”며 “특허청은 국내 산업계와 특허분석 결과를 적극 공유하며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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