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大暑). 더위의 정점에 선 절기다. 강한 햇볕과 끝나지 않는 열대야는 몸을 지치게 하고, 마음도 함께 가라앉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한 그릇의 따뜻한 음식이 주는 위로가 절실하다. 농촌진흥청은 이 시기, ‘몸과 마음을 함께 보듬는’ 보양식으로 약초 버섯탕을 제안했다.
여름철에는 수면장애와 피로감, 무기력함 같은 정서적 스트레스가 쉽게 찾아온다. 이럴 때 우리 전통 약용작물들을 식재료로 활용하면 면역력 증진은 물론 심리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약초 버섯탕의 핵심 재료인 인삼은 면역력 향상과 원기 회복, 수면 질 개선에 효과적인 진세노사이드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당귀는 데쿠르신 성분으로 혈액순환을 돕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황기는 기력을 보충하고 무기력 해소에 탁월하다. 천궁은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완화하고 감정 기복을 조절하는 데 유용하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팬에 양파, 대파, 마늘을 살짝 볶아 깊은 향을 낸 뒤, 인삼, 황기, 당귀, 천궁 등 약초와 표고버섯, 목이버섯 등 다양한 버섯을 넣고 푹 끓이면 된다. 국물이 진하게 우러날 때 누룽지를 넣어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마경호 특용작물육종과장은 “약용작물은 여름철 체력 보충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에도 효과적인 자연 식재료”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생육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 약용작물이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일상 식탁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은 최근 고온기에도 안정적으로 자라는 참당귀, 습기에 강한 황기,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높은 인삼 신품종 ‘진명’과 ‘진영’ 등을 농가에 보급 중이다. 이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국내 약용작물의 자급률을 높이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한 그릇에 담긴 자연의 치유력. 대서의 뜨거운 열기 속, 약초 버섯탕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여름을 이겨내는 지혜이자 쉼표가 되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