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양식 강국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다시 한번 위상을 입증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한국을 ‘제노할리오티스 캘리포니엔시스 감염증’ 청정국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질병 무발생 선언이 아니다. 철저한 방역관리와 과학적 검역 시스템이 10년에 걸친 치밀한 검증을 통과하며 국제기준을 완벽히 충족했다는 결과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가 전복류 전염병인 ‘제노할리오티스 캘리포니엔시스 감염증(X. californiensis)’에 대해 청정국 지위를 획득했다(2025. 6. 16)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수산생물 질병 3대 분야(새우류, 패류, 어류)에서 총 7개 질병에 대해 청정국 지위를 보유한 ‘세계 최초 국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이번에 청정국 지위를 획득한 제노할리오티스 감염증은 미국, 일본, 중국 등 11개국에서 보고된 전복류 폐사 유발 질병이다. 이 세포 내 세균은 Rickettsia계열로, 감염 시 전복의 근육 위축, 식욕부진, 소화샘 반점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폐사율이 100%에 이른다. 전파 방식은 수평감염으로, 방치할 경우 양식 산업 전체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이 질병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WOAH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에 걸쳐 국내 전복 양식장 7,333개소를 조사하고 우리 수산방역체계의 신뢰성과 위생관리 수준을 평가한 결과, ‘청정국’으로서의 자격을 공식 인증했다. 그 결과는 WOAH 공식 누리집(www.woah.org)에 등재되어 전 세계가 참고하는 기준이 된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질병 차단을 넘어 대한민국 수산행정이 국제기구로부터 과학성과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앞서 청정국 지위를 받은 ▲전염성연어빈혈증(2019) ▲자이로닥틸루스증(2020) ▲전복허피스바이러스감염증(2021) ▲전염성피하및조혈기괴사증(2022) ▲연어알파바이러스감염증(2023) ▲노랑머리병(2024) 등에 이어 올해 ‘제노할리오티스 감염증’까지 포함되면서 대한민국은 전 세계 수산생물 질병관리 분야에서 독보적 리더로 부상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청정국 지위 획득은 우리나라의 수산방역 기술과 관리체계가 국제적으로 가장 안전한 수준임을 증명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질병 없는 건강한 수산양식 산업을 구축해 수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전복은 국내 소비뿐 아니라 수출에서도 주요 품목이다. 질병 청정국 인증은 글로벌 시장에서 위생성과 신뢰도를 보장받는 ‘국가 품질 인증서’로 기능하며, 향후 국내 전복 수출 확대에도 큰 긍정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위험 병원체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예찰 시스템은 수출국 정부기관과의 협력에서 핵심 신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향후에도 정기적인 예찰, 진단법 고도화, 국제협력 확대를 통해 수산생물 방역체계를 더욱 정밀화하고, 관련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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