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였던 작은 생물이 금빛 생명력을 되찾았다.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이 6년 전 방사한 금개구리가 야생에서 안정적으로 번식해, 개체 수가 무려 920마리까지 증가했다.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의 대표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순간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6월 23일, 이 같은 금개구리 복원 성과를 기념해 충남 서천 수생식물원에서 공식 행사를 열었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생물 방사 그 이상이다. 체계적 모니터링, 서식지 관리, 과학기술 활용이 맞물린 복원 생태학의 성과이자, 전국적 확산을 앞둔 모델 프로젝트다.
금개구리는 몸길이 3.5~6cm로 비교적 작은 체구를 지녔으며, 등면 양옆에 갈색과 금색의 뚜렷한 두 줄무늬가 특징이다. 과거에는 전국 논습지에 흔히 분포했지만, 농지 매립, 도로 건설, 수질 오염 등으로 급격히 사라지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은 2019년 금개구리를 과거 실제 서식지였던 수생식물원 일대에 600마리 방사한 뒤, 꾸준한 서식지 관리와 모니터링을 병행해왔다. 그 결과, 자연 번식과 개체 유지가 이뤄지며 생존 개체 수는 920여 마리로 확인됐다. 단순한 일시적 방사가 아니라, 자생 기반의 생태계 회복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연구진은 ‘무선개체식별장치(PIT-tag)’를 개체에 삽입해 개체 추적, 서식 밀도, 이동 경로, 생존율 등을 장기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양서류 복원 연구에서 보기 드문 정밀 데이터 기반 방식으로, 금개구리의 생태적 특성과 복원 적합지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수생식물원 일대는 원래 논 습지였으며, 국립생태원이 설립되기 전까지 금개구리가 실제로 서식하던 지역이다. 즉, 자연성과 인간의 인위적 복원이 공존할 수 있는 유효 사례로 평가된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금개구리 복원 모델을 전국 주요 서식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멸종위기종 복원은 단기간의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관리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라며 “이번 성공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의 사회적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금개구리는 사라진 과거의 상징이 아니라, 되살릴 수 있는 미래의 생명이다. 생태계 복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번 사례는 금개구리 한 종에 그치지 않고, 한국 생물다양성 보전의 방향을 바꿔놓을 첫걸음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