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손이 많이 가던 양파 농사에 기계화 바람이 불고 있다. 농촌 고령화와 인력난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돌파할 수 있는 해법으로, 양파 재배의 전 과정에 기계가 투입되는 새로운 농업 모델이 농촌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24년 기준 양파 주산지를 중심으로 기계화 재배 모형을 보급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보급된 기계화 모형은 단순히 수확이나 파종에 국한되지 않고, 모종 심기부터 건조·저장까지 전 과정에 걸쳐 기계가 투입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양파 재배의 단계별 기계화율을 살펴보면, 경운과 정지 작업은 100%, 방제는 99.8%에 달하지만 정식(24.8%)과 수확(36.2%)은 여전히 인력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이 두 분야의 효율화를 위해 △기계 정식에 적합한 육묘 기술 △기계 수확을 위한 표준 재배양식 △예건 및 저장 기술 등 일괄 재배 시스템을 갖춘 '기계화 재배 모형'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표준 재배양식은 6줄 재배 방식에 두둑 폭 120cm, 포기사이 12~15cm로 설정해 기계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줄기 절단기, 양파를 뽑아 중앙에 모아주는 굴취·수확기, 수집기 등 각 단계에 맞는 전용 농기계도 함께 개발돼 현장에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기계화 모델의 효과는 숫자로 증명된다. 10아르(a)당 노동시간은 기존 45.2시간에서 8.2시간으로 무려 82% 감소했고, 생산비는 89.9만 원에서 21.2만 원으로 76% 절감됐다. 고령화된 농촌 현실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과다.

농진청은 양파 외에도 노동 의존도가 높은 밭작물인 감자, 고추, 마늘, 콩 등에 대해서도 파종부터 수확까지 기계화 기술을 서둘러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기계화는 단지 농사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라는 설명이다.

김지성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장은 “양파와 마늘처럼 국민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작물의 안정 생산을 위해 기계화 기술의 전국적 확대 보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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