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노동시장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채용 증가세가 두드러졌지만, 제조업은 정체, 건설업은 여전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용부가 발표한 2025년 5월 고용행정 통계에 따르면, 상시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8만7천명 늘어난 1,558만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폭의 성장은 여전히 서비스업에서 나왔다.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기술업 등에서의 신규 고용이 두드러졌고, 운수창고업, 숙박음식업 역시 회복세를 보였다. 5월 한 달간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월보다 4만1천명 늘어난 1,082만9천명으로 확인됐다. 최근 외식 수요 회복과 물류 확대로 인한 직군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제조업은 기대에 못 미쳤다. 전월 대비 겨우 1천명이 증가한 385만명으로, 증가폭은 둔화됐다. 특히 섬유, 고무·플라스틱, 금속가공 등 노동집약적 업종의 가입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섬유제품 제조업은 전년 동월보다 3,500명 줄었으며, 대부분의 세부 직군에서 고르게 하락했다. 수출 악화와 글로벌 수요 둔화, 생산지수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업종은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식료품 제조업은 빵류, 가공식품 등 ‘간편식 트렌드’에 힘입어 4,300명 증가했고, 자동차와 화학제품 제조업 역시 각각 3,500명 이상 고용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화장품 관련 기타 화학제품 분야의 수출 증가세가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건설업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여파로 5월 가입자 수는 전월과 동일한 75만4천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9천명 줄었다. 다만 하락폭은 소폭 둔화되는 추세다.
한편 구직급여 신규신청자 수는 감소했다. 5월 기준 구직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은 8만5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천명 줄었고, 공공행정(-19.2%)과 보건복지(-6.7%) 분야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구직급여 수급자 수는 오히려 늘어나 총 67만명, 지급액도 1조1,108억원으로 322억원 증가했다. 실업상태의 장기화가 배경일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노동시장 내 구인과 구직 사이의 간극도 여전히 존재한다. 고용24를 통한 신규 구인은 14만1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8% 감소한 반면, 신규 구직자는 2.6% 증가한 37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구직자 1인당 구인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0.37로, 여전히 일자리보다 구직자가 많은 구조다.
노동시장 전반에선 "늘어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긍정적인 신호지만, 고용 불균형 구조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비스업에 편중된 고용 창출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으면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