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처럼 둥근 그 모습이 이젠 반갑지 않다. 경남 남해 해역에 해파리가 밀려오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6월 4일, 해파리 대량발생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공식 발령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첫 번째 해파리 위기경보로, 보름달물해파리가 경남 거제와 자란만 일대에서 ha당 최대 82만 마리가 넘게 관측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경보는 국립수산과학원이 ‘부산·경남 남해 앞바다’에 해파리 예비주의보를 발표한 데 따른 후속 대응이다. 해파리 위기경보 체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로 나뉘는데, ‘관심’ 단계는 예보 초기임에도 예외적 개체 수가 발견된 경우 내려진다.
자란만 해역에서는 ha당 평균 28만 5천여 개체, 일부 지역에서는 무려 82만 개체가 넘는 보름달물해파리가 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제시 해역도 평균 1,470마리 수준으로, 해파리의 유·성체가 동시에 관측됐다. 문제는 이 해파리들이 현재는 크기가 작지만, 향후 수온이 상승하고 먹이가 풍부해지면 대규모 성체로 성장하면서 인근 해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름달물해파리는 독성이 비교적 약한 국내 자생종이지만, 대량으로 발생하면 어구 손상, 어획량 저하 등 어업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어업인 피해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해파리 제거 장비 및 시스템을 사전에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닌, 기후변화와 맞물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올해는 이례적인 저수온 현상으로 인해 해파리 발생 시기가 평년보다 약 2주 이상 늦춰졌는데, 이 같은 ‘시간차 출현’은 피해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정부는 해파리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련 매뉴얼에 따라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자체와 협력해 해파리 예찰을 강화하고, 어업인과 해수욕객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과 홍보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남해 일부 해역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향후 기온 상승과 해류 변동에 따라 해파리 확산은 전국 연안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 어업인은 물론 일반 국민도 해파리 대량 출현에 대한 관심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