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성남을 오가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에 혁신이 시작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경부고속도로 본선 위에 판교 환승시설(ex-HUB) 건설을 공식 착공하면서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그동안 번거롭게 환승해야 했던 판교역 대신 고속도로 정류장에서 바로 판교 제2테크노밸리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하루 평균 5천 명이 넘는 통근자들에게 이는 단순한 교통편의 이상의 변화다.
ex-HUB는 고속도로(expressway)와 교통 중심지(HUB)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고속도로 위에서 대중교통을 환승할 수 있는 시설로, 광역버스 정류장과 엘리베이터, 환승지원 공간, 도보 연결통로 등으로 구성된다. 국토부는 이번 사업을 2027년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완공 시 서울에서 판교 제2테크노밸리까지의 이동거리가 5.4km 줄고, 출퇴근 시간은 최대 30분까지 단축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판교 제2테크노밸리로 가기 위해서는 광역버스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판교IC에서 빠져나와 판교역에서 하차한 뒤, 다시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이 복잡한 과정은 총 27.4km 거리, 약 62분이 걸리는 여정이었다. 그러나 판교 ex-HUB가 문을 열면, 환승 없이 곧바로 광역버스로 이동 가능해지며 총 거리도 22.0km로 줄고 소요 시간도 32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여기에 창업로, 달래내로를 오가는 시내버스 10개 노선과의 연계도 가능해진다.

이번 착공은 단순히 판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죽전, 청계요금소 등 이미 운영 중인 15개 고속도로 환승시설에 더해 GTX-A가 연결되는 구성역, 인천1호선 문학경기장역 인근 등지에도 추가적인 ex-HUB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통수요와 지자체 의견, 사업타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대중교통 중심의 입체적 환승체계를 고속도로에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속도로는 이제 단순히 빠르게 지나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교통이 만나는 결절점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번 판교 ex-HUB는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고, 고속도로 정체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의 출퇴근 전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고속도로가 바뀌면 도시의 리듬도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