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고용시장이 위태롭다. 한때 '일 잘하는 세대'로 불렸던 50대가 지금은 ‘취업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12개월 연속 50대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고, 2025년 4월 현재 고용률은 77.3%에 머물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치 하락을 넘어, 주된 직장에서 물러난 이들이 재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50대의 노동시장 복귀를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50대 취업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단순한 구직 알선이 아닌, 일자리 발굴부터 직업훈련, 일경험 제공, 그리고 지역 고용 네트워크를 활용한 매칭까지, 말 그대로 ‘50대 전용’ 풀세트 패키지다.

첫째, 유망 직종 중심의 일자리 발굴이다. 전기기능사, 공조냉동기계기능사 등 취업률 높은 5개 자격을 선별해 제시하고, 현장 수요조사와 기업 방문 컨설팅을 통해 50대 적합 일자리를 발굴한다. 특히 고용플래너가 직접 기업을 찾아가 수요를 파악하는 방식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실질적인 직업훈련 기회의 확대다. 7,500명을 대상으로 하는 폴리텍의 신중년 특화 과정은 물론, 야간·주말 수업도 마련해 재직 중 이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문을 열었다. 유망자격 취득을 위한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훈련도 함께 제공해 실무 역량을 높일 수 있다.
셋째, 경력단절의 틈을 메우는 '일경험 지원제'다. 경력이 부족해 채용에서 밀리는 50대를 위해 최대 3개월간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참여자에게는 월 최대 150만 원, 기업에는 월 40만 원을 지원한다. 올해 초 910명이었던 지원 규모도 추경을 통해 2,000명으로 늘었다.
이 모든 정책의 실행은 지역 기반 고용 네트워크가 뒷받침한다. 고용센터, 지자체 일자리센터, 폴리텍, 새일센터 등이 협력해 개인 맞춤형 취업 컨설팅은 물론, 기업의 인력난도 함께 해결한다. 대표 사례로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협업한 마을버스 운전직 취업 지원이 있다. 1종 대형면허 소지자에게는 자격취득 비용을 지원하고, 경력지원제를 연계해 실무 경험을 쌓게 한 뒤 취업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런 구조적 개입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두 가지 사례는 정책의 실효성을 대변한다. 53세 ㄱ 씨는 25년간의 사무직 경력을 뒤로 하고 전기기능사 자격을 취득, 제조업 현장에서 경력지원제를 통해 일경험을 쌓은 뒤 재취업에 성공했다. 또 다른 사례로, 58세 ㄴ 씨는 단기 알바로 생계를 이어오다 마을버스 운송직에 도전해 정규직 자리를 얻었다. 두 사례 모두 고용센터와 지역 네트워크, 훈련기관이 맞물려 작동한 결과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954만 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둔 초고령사회 속에서 50대를 위한 맞춤형 고용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발굴, 훈련, 경력 쌓기, 취업 연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지원체계를 통해 50대가 다시 경제의 중심으로 설 수 있도록 돕겠다"는 그의 말처럼, 이제는 50대를 위한 ‘커리어 세컨드 웨이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