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마루금을 따라 걷다 만나는 산촌마을이 단순한 쉼터를 넘어, 새로운 산림관광의 거점으로 재탄생한다. 문경 농암면 궁기리 별무리마을과 백두대간을 잇는 신규 숲길이 조성되며, 장시간 백두대간 종주객들에게 휴식과 체험, 그리고 안전까지 제공할 수 있는 산촌 거점 연결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는 백두대간 마루금과 인근 산촌마을을 잇는 신규 숲길 조성을 통해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국민 수요에 대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실질적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조성되는 숲길은 총 연장 3.04km 구간으로, 백두대간의 '늘재–청화산–조항산–밀재–용추계곡주차장'을 따라 이어지는 종주 22구간 중 하나다. 국비 96백만 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길이 아닌, 산촌과 등산객의 연결을 통해 사람과 자연, 지역과 도시를 이어주는 입체적 인프라로서 의미가 크다.

해당 구간은 종주 중 쉼이 필요한 장거리 탐방객들이 별무리마을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마을 내에서는 숲해설, 산촌문화체험, 생태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등산객은 지친 몸을 달래며 임산물, 농산물 등을 체험하고, 마을 주민은 민박과 지역 특산품 판매를 통해 실질적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단순한 쉼터 개념을 넘어서 체류형 산림관광으로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백두대간 마루금 종주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건강에 대한 관심, 자연친화적 여가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전국에서 백두대간 종주를 목표로 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긴 거리와 험한 지형은 체력적 부담과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산촌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이번 숲길 조성은 안전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 제공

 

별무리마을은 이번 사업을 통해 ‘쉼과 체험, 치유의 마을’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인근에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계곡과 전통적 산촌경관이 보존돼 있어, 힐링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이 높다. 특히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운영 체계가 갖춰질 경우, 단순 일회성 방문이 아닌 장기적 체류를 유도하는 지속가능한 관광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산촌은 한때의 생활터전이자 생계 기반이었지만, 도시 집중과 고령화로 점차 기능을 잃어왔다. 이번 숲길 연결 사업은 마루금과 마을을 연결함으로써 등산객이 지나가는 곳이 아닌 머무는 곳으로 산촌을 재정의한다. 동시에 생태적 보전과 지역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문수산 / 산림청 제공
문수산 / 산림청 제공

 

박영환 영주국유림관리소장은 “이번 숲길 조성은 단순히 걷는 길을 만든 것이 아니라, 산림복지와 지역경제, 안전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산촌 활성화 사업”이라며, “백두대간을 찾는 이들이 자연과 사람을 동시에 만나고 갈 수 있는 산림 네트워크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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