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역사가 봄바람을 타고 날아든다. 국립중앙과학관이 개관 80주년을 맞아 한국 나비 분류학의 선구자 석주명의 삶과 연구를 조명하는 특별전시 「석주명의 나비효과 – 과학의 날갯짓」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4월 25일부터 6월 8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 내 한국과학기술사관에서 열린다.
‘나비효과’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석주명이 생애를 바쳐 이룬 관찰과 기록이 시대를 넘어 어떻게 오늘의 과학기술로 확장되었는지를 조명한다. 그의 연구는 단순한 곤충 채집을 넘어 과학 탐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석주명(1908~1950)은 국립중앙과학관의 전신인 국립과학박물관에서 연구부장으로 재직하며 한국 전역을 돌며 나비를 채집, 한국 곤충학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그는 국내 나비 분류체계를 확립하고 방대한 수의 표본과 자료를 남기며 곤충학은 물론 과학기록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전시는 세 개의 주요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코너에서는 석주명의 과학적 여정을 따라가며, 그가 직접 사용했던 포충망과 채집 지도, 연구 수첩 등을 선보인다. 특히, 2024년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지정된 ‘한국산 접류 분포도 친필 원본’이 최초로 공개돼 학술적 의미를 더한다.
두 번째 코너에서는 당시와 현재의 나비 채집 도구 및 환경을 비교하며 과학기술의 진화를 살펴본다. 나비 날개 구조에서 착안한 나노기술, 센서 개발 등 나비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 과학기술의 사례들이 소개된다.
세 번째 코너는 미래를 향한 날갯짓에 주목한다. 석주명의 연구가 어떻게 후속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오늘날 과학기술로 재해석되고 있는지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이외에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된다. ‘나도 나비 탐험가’는 방탈출 콘셉트의 전시활동지로, 관람객이 석주명의 질문에 답하며 전시장 곳곳의 단서를 찾아가게 된다.
또한 5월 3일에는 곤충 만화가 갈로아의 강연 ‘나비와 곤충의 진화’, 5월 10일에는 국립생물자원관 안능호 연구사의 강연 ‘잃어버린 나비를 찾아서’가 진행된다. 특히 후자의 강연에서는 석주명의 귀중한 나비 표본이 약 9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뒷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 과학자의 관찰과 기록이 세월을 넘어 과학의 씨앗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관람객이 과학의 숨결을 느끼고 미래 과학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