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빈집 문제를 해소하고 유휴 주거 자원의 실질적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농촌빈집 거래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이에 따라 사업 수행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지역협력 공인중개사’를 4월 24일부터 5월 8일까지 각 참여 지자체를 통해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매매 가능성이 있는 농촌 빈집의 정보를 수집·정리해 매물로 전환하고, 이를 민간 부동산 거래 플랫폼 및 귀농귀촌 누리집 ‘그린대로’를 통해 도시민 등 실수요자에게 연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사업에 참여할 지역협력 공인중개사는 빈집의 소유자와의 협의를 통해 거래 동의를 확보하고, 현장 실사를 통해 위치, 상태, 주변 여건 등 관련 정보를 조사한 뒤 매물화 절차를 수행한다. 이후 관련 정보를 통합 플랫폼에 등록해 도시민과 연결하는 실질적 거래 주체로 활동하게 된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농촌 빈집 문제 해결 의지가 높고, 귀농귀촌 정책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총 17개 시·군이 참여하며, 경기도 이천시를 비롯해 충북 충주시, 제천시, 옥천군, 충남 예산군, 전북 부안군, 전남 강진군, 광양시, 담양군, 여수시, 영암군, 완도군, 경북 예천군, 경남 의령군, 거창군, 합천군,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해당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공인중개사는 공고일 기준으로 해당 지역에 중개업소를 두고 있어야 하며, 최근 1년 이내에 해당 지역에서 중개 실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다. 지자체는 지역 특성을 잘 아는 중개사를 우선 고려해 자체 심사 기준에 따라 선정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정보 제공 수준을 넘어 빈집을 실거주 가능한 주택 자산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구체적 실천 단계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농촌 빈집 관리 사업과 차별화된다. 기존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빈집 정비, 철거, 리모델링 등을 추진했으나, 거래 정보가 부족하고 실질적 수요자와 연결되는 과정이 부재해 실제 활용도는 높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민간 중개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공-민간 연계모델을 도입해 시장 기능을 활성화하고, 중개사에게는 지역 내 중개 기회 확대, 지자체에는 유휴 자산의 적극적 전환이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빈집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4년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민 응답자의 60.5%가 농촌 빈집을 매입하거나 임차하고 싶은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빈집 소유자 중 54.0%는 임대 의향을, 64.7%는 매각 의향을 밝혔다. 이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존재함에도, 정보의 비대칭성과 중개 기반의 미비로 인해 실거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농식품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빈집 소유자의 자산화 의지를 실현하고, 귀농귀촌을 고려하는 도시민에게 실질적인 주거 대안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 중 하나는 소유자의 거래 동의 확보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우편을 통해 소유자에게 안내문을 전달해왔으나, 안내 도달률과 응답률이 낮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문자메시지, 웹 기반 동의 시스템 등 비대면 온라인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관련 시스템은 5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되며, 구축이 완료되는 대로 참여 지자체와 함께 소유자에게 안내를 시작한다. 공인중개사는 이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동의를 얻은 빈집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현장 조사와 등록 절차를 밟아 매물화한다.
빈집 등록이 완료되면, 귀농귀촌 종합포털 ‘그린대로’(www.returnfarm.com)와 부동산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수요자에게 공개된다. 공인중개사는 등록 이후에도 실거래까지의 상담과 안내를 맡게 되며, 거래가 완료된 빈집 사례는 시범모델로서 타 지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해당 사업이 정착되면 빈집 거래의 체계적 관리뿐만 아니라, 귀농귀촌 정착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우 농촌정책국장은 “농촌 특성상 부동산 거래는 지역 기반 네트워크와 신뢰가 중요하다”며 “중개사의 참여가 실질적인 연결고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와 협력해 5월 말부터는 누구나 빈집 매물 정보를 온라인에서 손쉽게 확인하고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인중개사 모집은 지역 주거 자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신호탄이자, 농촌을 향한 사람의 흐름을 촉진하는 새로운 정책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