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커피캡슐의 자원순환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손을 맞잡았다. ‘지구의 날’인 4월 22일, 환경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네스프레소 한국지사가 ‘우편서비스 기반 캡슐 회수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재활용 회수망 확대에 나섰다.
이번 협약을 통해 오는 5월 9일부터 네스프레소 커피캡슐은 전국 3300여 개 우체국 창구에서 누구나 손쉽게 배출·회수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동서식품 '카누 바리스타'에 이어 네스프레소까지 참여하면서, 알루미늄 커피캡슐 회수 시스템은 단순 브랜드 차원을 넘어 전국망 기반의 순환경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캡슐을 배출하려는 소비자는 4월 말부터 네스프레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커피 주문 시 ‘우편 회수 전용봉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이후 해당 봉투에 사용한 캡슐을 담아 가까운 우체국에 제출하면 된다. 기존 네스프레소 오프라인 매장 회수 방식보다 훨씬 간편한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하반기부터는 시범운영 중인 ‘에코(ECO) 우체통’을 통해 회수 경로가 한층 다양해진다. 이 시스템은 일반 우체통처럼 간편하게 접근 가능하면서도 폐자원 회수를 위해 특화된 설비로, 우정사업본부가 전국으로 설치를 확대 중이다.
회수된 커피캡슐은 네스프레소 재활용센터로 이동한 뒤, 커피 박(찌꺼기)과 알루미늄이 자동으로 분리되고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가공된다. 단순 폐기물로 인식되던 일회용 캡슐이 ‘순환 가능한 자원’으로 새롭게 재조명되는 계기다.
네스프레소는 지난 2011년부터 커피캡슐 재활용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으며, 2024년 기준 총 2248톤의 캡슐을 회수해 1810톤의 탄소를 절감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번 협약으로 회수 경로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더 많은 소비자가 손쉽게 재활용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은 전국 어디에나 있는 생활 인프라로, 자원순환 회수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며 “소비자 편의 중심의 회수체계 정착을 위해 민간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협약이 자원순환 정책 전환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평가하며, 향후 회수 체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제도적 지원과 시스템 정비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부는 캡슐커피뿐 아니라 폐건전지, 소형가전 등 다양한 재활용 품목으로 우편 기반 회수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일상의 폐자원이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되살아나는 ‘리사이클링 사회’의 실현에 한 발 더 다가선 셈이다.
전국 어디서든, 한 봉투에 담아 우체국으로. 편리한 방식 속에 소비자는 자원순환의 실천자가 되고, 기업은 책임 있는 순환경제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변화가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