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축구장, 테니스장, 회의실 같은 공공시설을 찾기 위해 ‘공유누리’ 사이트를 헤매지 않아도 된다. 국민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톡 앱을 통해, 전국 1,200여 개의 공공 체육시설과 회의실을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4월 21일부터 ‘공유누리’ 플랫폼과 민간 앱 간 연계를 본격 시작한다. 이번 개방은 공공자원을 일상 속 플랫폼에서 직접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첫 사례로, 그동안 접근성과 사용 편의성에서 불편함을 느껴온 국민들의 체감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유누리는 전국의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이 보유한 유휴 자원을 국민에게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개방하는 디지털 공공자원 통합 플랫폼이다. 하지만 기존에는 공유누리 누리집에 접속해 검색하고, 원하는 시설을 찾는 데 진입 장벽이 높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 플랫폼과의 연계를 추진했고, 그 첫 단추로 국민 사용률이 높은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톡이 선택됐다.
네이버 지도에서는 ‘풋살장’, ‘테니스장’, ‘회의실’ 등 시설명을 검색하면 지도상에서 예약 가능한 시설이 자동으로 표시된다. 클릭 한 번으로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어 민간 예약 시스템과 동일한 수준의 직관적 UX를 제공한다. 카카오톡 역시 ‘더보기 → 예약하기’ 메뉴를 통해 공유누리 자원을 검색하고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약 방식은 시설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는 즉시 확정되지만, 일정 조율이나 담당자 승인을 거쳐야 하는 자원도 있다. 또한, 유료 시설은 현장 결제 또는 계좌이체로 비용을 지불한 뒤 이용할 수 있다. 단, 접근이 어려운 위치이거나, 회원제 운영, 공사 중인 시설은 이번 연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용 대상 자원은 체육시설, 회의실, 강의실 등으로 구성됐으며, 족구장이나 야외 체육장 등 생활 밀착형 공간이 대거 포함됐다. 예약 과정은 ‘민간앱을 그대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장벽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하반기에는 우리은행·기업은행 앱과 웹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공유누리 자원을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이로써 공공자원은 단지 ‘정부의 것’이 아니라, 국민이 스마트폰 속에서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생활 속 공공자산’으로 진화하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공유누리 자체 플랫폼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현재는 자원을 정확히 입력해야 검색이 가능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운동’, ‘스터디’, ‘여행’ 등 국민 생활상황에 맞춘 키워드 기반 추천 검색 기능을 도입해 체감형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자원의 개방은 단지 예약 플랫폼의 문제를 넘어선다. 유휴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국민의 삶에 직접 닿는 정책을 실현하는 길이다. 네이버 지도, 카카오톡이라는 익숙한 플랫폼에서 공공자원을 예약하는 이 작은 변화는, 디지털정부 혁신이 실생활로 들어오는 가장 직접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