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바다를 달리던 세금선’으로 알려진 마도4호선이 마침내 인양에 들어갔다. 현존 유일의 조선시대 조운선이자 실체가 처음 확인된 국가급 해양유산이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4월 8일 오후 3시,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굴 개수제를 시작으로 인양작업의 포문을 열었다.

 

‘마도4호선’ 조사 모습(2015년)
‘마도4호선’ 조사 모습(2015년)

 

마도4호선은 2015년 수중 발굴조사를 통해 처음 그 실체가 드러났다. 바닷속에서는 '광흥창'이라 새겨진 목간, '내섬' 명문이 적힌 분청사기, 조세로 거둬들인 곡물 등 다량의 유물이 함께 발견됐다. 당시만 해도 역사 기록 속에만 존재하던 조선시대 조운선의 존재가 실증 유물로 입증된 순간이었다. 그동안은 선체 내부 조사에만 그쳤고, 실제 인양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도4호선’ 출수 분청사기 
마도4호선’ 출수 목간 

 

이번 조사는 단순한 인양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는 마도4호선이 발견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연구소는 이를 기념해 총 14차수에 걸친 대규모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선체 편은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과학적 보존처리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마도 해역에서 조사 중인 수중발굴전용선 누리안호(2015년)

 

또한 선박이 침몰한 주변 해역에 대한 추가 조사도 함께 이뤄진다. 이미 지난해 마도 인근 수중 탐사에서 또 다른 고선박의 선체 일부와 도자기류가 확인되며, 고선박 밀집 매장 지점에 대한 정밀 탐사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고선박 유물집중매장지점을 중심으로 시발굴과 대규모 수중탐사까지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마도 인근 해역은 단순한 바닷길이 아니다. 고려·조선시대 남부 지방에서 거둔 세곡과 공물을 개경 혹은 한양으로 운송하기 위한 핵심 해상 교통로였다. 하지만 그만큼 해류가 거세고 암초가 많아 ‘난행량’ 또는 후에 ‘안흥량’이라 불릴 만큼 위험 구간으로 악명이 높았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는 1392년부터 1455년 사이, 약 60여 년 동안 무려 200척의 배가 이 일대에서 침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마도4호선은 바로 그 바닷길을 지나던 중 조운 임무를 수행하다 침몰한 선박으로 추정된다. 600여 년간 바닷물 속에 보존된 상태로 남아 있었으며, 해양 고고학적, 역사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물이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2008년부터 태안 마도 일대에서 10차례에 걸쳐 수중 발굴을 진행해 왔으며, 고려시대 선박 3척과 조선시대 선박 1척, 삼국부터 조선까지 이르는 도자기, 목간, 철물류 등 다수의 유물을 확보했다. 이번 마도4호선 인양을 계기로, 연구소는 한국 해양사 복원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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