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내 마음의 고향

 

무제 20호 Acrylic on canvas
무제 20호 Acrylic on canvas

 

당신의 고향은 어디신가여

                                 

                                            금빈 정경혜

 

누군가가 당신의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우리 할아버지 사랑을 품은 곳,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교길 초전마을 어귀로 마중나오신

지팡이와 검정고무신이 닳아진 그 곳,

그 곳이 나의 고향이라 말하리

 

어느덧, 내 나이 환갑을 마주하고

손주를 기다리는 어느 날

누군가가 나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불어오는 바람에 흰서리같은

백발이 나의 귓가로 전하는 말

이 할비의 사랑이 손주의 마음에

뿌리되는 그 곳, 그 곳이 나의 고향이라 말하리

 

언젠가 내가 묻힐 자리를 염두해야 할

세월이 오면

누군가의 가슴 언저리로 햇살이 되는 곳,

자욱한 안개 속에서도 기억되는 호흡

그 곳이 나의 고향이라고

나의 고향이 슬프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리.

 

 

할아버지 사랑을 그리워하는 당신의 마음을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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