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메꽃 / 박소연
바다 수평선 너머
바람을 끌어안고
끈질긴 생명으로 핀 갯메꽃
어찌 나팔꽃 닮았누나
어느 누가 고독을 품어도
어느 누가 그리움 두고 가도
어느 누가 사랑을 그려도
너라는 존재는 바람으로 피어나
새색시 저고리 마냥
연분홍 꽃 수놓은 듯
영혼이 스며드는 풍경 같누나
해질녘 노을이 지면
찬 서리 스밀까
꽉 다문 너의 입술
푸른 잎 이불 삼아 잠드누나.
시인 - 박소연
한국 향토상 수상
한양문화예술 대전시화전 입선
한줄 시 장려상 수상
시 자연에 걸리다 장려상 수상
저서 시집 제7집 고요한 숲의 초대외 다수
시 감평 / 시인 박선해
바닷가, 귀여운 계절의 꽃으로 피어났다. 정감어린 눈빛을 담아 노래하는 시인의 질긴 삶도 그 곳으로 부터 다시 깨어났다.
고독, 그리움, 사랑이 오고 간다. '해질녁 노을이 지면 찬 서리 스밀까 꽉 다문 너의 입술 푸른 잎 이불 삼아 잠드누나' 에 내일의 사랑은 더욱 깊이 빠져도 좋다. 고운 시선은 향료를 주기도 한다. 너무 헤퍼서 관심받지 못하는 이러한 꽃을 문득 마음 심어 본 시가 사랑스럽다. 수줍음 덤뿍하길 노래해 드린다. 흘러가는 봄날의 언어를 위한다.
갯메꽃을 바라보는 시심을 자유로이 읊은 여정의 시간을 함께 그려 본다. 뜨거운 여름날엔 더욱 진초록 줄기의 산뜻함을 펼쳐 분홍꽃이여 더 활짝 피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