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발짝 더 가까이
그리움의 가을 길 따라
쪽빛 물결 내게로 드리운 날
시 익는 마을의 뜰
포도송이 달콤하게 익어간다
대청마루 쪽문을 넘어
대나무 숲으로 난 물빛 그림자 서성이고
고택의 낡은 기왓장 위로
햇살이 영글 때
궁평리 마을의 가을은 사색 중이다
원로시인의 맑은 시심은
텃밭에서 따온 상추 잎에도
가득 스며들었다
지척의 바다 냄새
해풍을 타고 넘실거리며
가을로 파도를 탄다
이승해
ehos7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