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의 머리결에서
사과향기가 났다
처음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처럼
내가 모르는 사이 동산이 생기고
열매가 열리고 열매를 따는
본인만 모르고 다 안다는 소문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는 줄 모르고
지켜보다 물러서고
신경을 곤두세워
여물 새 없는 낙과 만
내 머리에도 사과가 열릴까
꽃이 필까 사과 향이 날까
그녀의 향기가 내게서도 날까
아담에게도 그의 그녀에게도
사과를 나누며 사과를 하며
사과의 맛을 깨달을 즈음
열매는 그렇게 맺는거라며
내 몸이 붉어지고 향이 차 올랐다
이승해
ehos7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