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리
송강 송태한
길목 숯불구이집 마당엔
해탈이란 이름 가진 대형견
리트리버가 오늘도 꼬리 흔든다
뼈다귀 던져 주거나
손님이 다가오기만 해도
좋아라 끙끙거리며
뱅뱅 꼬리 돌리는 일 주특기다
낯선 이에게 마구 짖는 개는
어느덧 구세대가 되어 버렸나
숱 많은 그 꼬리 슬며시 탐난다
목을 조이는 짧은 줄에 갇힌 날들
낡은 개밥그릇 속 한 끼 잔반에도
일절 괘념치 않고
말투 인상착의에 무던하게
호들갑스레 반겨주는 덕성
도가 튼 듯 살랑살랑 쓸며
언 마음 한 겹 녹여주고
시름과 적의敵意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내 손보다 따스한 꼬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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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송태한
시인, 서양화가
시집- 우레를 찾다(2019), 퍼즐 맞추기(2013), 2인시집(1983) 등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문인저작권옹호위원, 강동문협 이사
연암문학예술상 대상, 한국문학신문기성문학 최우수상, 시와표현기획시선 당선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 대상, 신동아미술대전 최우수상, 한류미술대전 우수상,
한국미술국제대전 특별상, 겸재미술대전 특선 등 수상
갤러리 인사아트 등 개인전 15회, 한국호주아트페스타 등 단체전 96회
송태한
lastree@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