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근본적으로 낙관적이다.
안전불감증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중 하나

 

1. 서문

사람은 근본적으로 많은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에 사로잡혀 있어 올바른 판단과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인공지능(AI)과는 달리 매우 인간적인 면이 있다. 여기서 인간적인 면이란 AI와는 달리 합리적으로 잘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특히 시간이 부족하여 내리는 결정에 인지적 편향이 개입될 여지가 많고 그러한 경우 대부분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인지적 편향에 대한 이해가 조직과 프로젝트를 올바르게 이끌고 밸류체인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요소이다.

이는 심리학자들의 분야이긴 하지만 프로젝트 관리자와 밸류 체인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분야이다. 필자가 심리학자 수준의 깊은 지식은 없으나 최근 가치공학, 리스크관리, 자산관리 등 무엇이 밸류체인을 녹슬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다보니 인간의 인지적 편향, 행동경제학 쪽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Marcus Lu는 수업이 많은 인지적 편향 중 현대사회에서의 50개의 인지적 편향을 언급하고 이것을 기억, 사회, 학습, 믿음, 돈, 정치 등 6개 분야로 인상깊게 정리한 바 있다. 이 중 우리는 때때로 좋은 결과에 관해서는 아주 지나치게 낙관적일때가 있다. 금번에는 이 많은 인지적 편향 중에서 "아주 좋은 결과 얻을 거야" 라고 결과를 아주 낙관적으로 보게 되는 인지적 편향 낙관적편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많은 인지적 편향 중 굳이 낙관적 편향을 먼저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이 편향으로 인하여 조직이나 국가의 밸류 체인이 크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을 다루는 책임자나 관리자가 이 편향에 사로잡히게 되면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최근 각종 안전사고, 화재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며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고 폭우에 제방이 무너지며 인재인지 천재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 코로나에 대해서도 "설마 내가" 라는 인식으로 많은 이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 넣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낙관적 편향에 대한 깊은 이해는 이러한 우리의 당면한 밸류 체인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  

 

2. 낙관적 편향

낙관적 편향(Optimism Bias)은 인지 편향으로 , 누군가 자신이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적다고 믿게 한다. 낙관주의 편향, 낙관주의 편견 등의 용어로도 쓰인다. 낙관적 편향은 일반적이며 성별, 민족, 국적 및 연령을 초월합니다. 쥐나 새와 같은 비인간 동물에서도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인지적 편향은 판단의 규범이나 합리성에서 벗어나는 체계적인 패턴을 말한다. 종종 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의 연구 주제이다. 이러한 편향의 현실은 재현 가능한 연구에 의해 확인되었지만, 이러한 편견을 분류하는 방법이나 설명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종종 논란이 있다. Gerd Gigerenzer는 인지적 편향의 틀을 판단의 오류로 비판하고 논리적 사고에서 이성적으로 이탈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을 선호한다. 설명에는 뇌가 결정이나 판단을 내리는데 사용하는 휴리스틱이라고 하는 정보 처리 규칙 (즉, 정신적 지름길)이 포함된다. 편향은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정신적 소음과 같은 "차가운" 편향 또는 바라는 신념이 왜곡되는 경우와 같은 "뜨거운" 편향으로 나눠진다. 두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 발췌: 위키피디어)

위키피디어 인지적편향 목록

"낙관적이다"라고 이야기하면 "비관적이다" 라는 말과 함께 생각하게 된다. 혹시 독자 중에 젊은이가 지나치게 고민을 하고 있거나 지인이 곤경에 빠졌을 때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낙관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미래가 낙관적이지 않을 수가 종종 있다. 왜 이런 조언을 하는가? 

탈리 샤롯(2013)은 [설계된 망각]이라는 책에서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원래 낙관적이다"라고 하였다. 우리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우리의 뇌는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뇌과학자들이 볼때 인간이 다른 동물과 확실히 구별되는 것이 기억력과 사고력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간은 도구제작 능력, 전망 능력, 자각 능력 등이 다른 동물에 현격히 높다. 

 

탈리 샤롯 (2013), 설계된 망각 - 살기 위해 뇌는 낙관주의를 선택한다. The Optimism Bias

샤롯은 인간의 이러한 전망 능력과 낙관적 편향이 결합됨으로써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얘기하고 있다. 인간의 훌륭한 자각 능력은 심지어 무의식적으로 미래에 어떤 불행하고 불운한 일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과소평가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아예 완전히 잊어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불행.불운한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본능적으로 본인의 건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암으로 죽을까?"에 대한 답에 그럴 것이다라고 답한 비율이 실제 통계치인 1/3보다 훨씬 낮은 비율을 보이는 것도 낙관적편향의 일종이라고 샤롯교수의 TED Talk 강연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샤롯이 집필한 책 좌측 The Optimism Bias - Why we're wired to look on the bridge side(우측은 설계된 망각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
샤롯이 집필한 책 좌측 The Optimism Bias - Why we're wired to look on the bridge side(우측은 설계된 망각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

 

 

샤롯은 이러난 낙관적 편향 문제가 개인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이로울 수 있으나 특히 소방관과 같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사람이 갖게 되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도 경고하고 있다. 항상 사고에 대비한 대비책을 강구해 둬야 한다라고 하였다. 안전이나 큰 사업을 관리하는 이가 이 낙관적 편향에 빠지면 많은 이들에게 해를 끼치게 되어 조심해야 한다. 사업관리자, 리스크관리자, 가치관리자, 자산과리자는 꼭 본인이 다루른 사업에 있어 낙관적 편향이 없는지 조사하여야 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계획을 세우놓고 대비해야 한다. 

 

3. 안전불감증

아래 그림은 미국의 산업안전 선구자인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 (Hertbert William Heinrich)가 최초 제안한 사고삼각형 모델이다. 즉 경험적으로 볼 때 사업장에서 중상을 입는 사고를 보면 29건이 경상, 300건이 부상을 입지 않는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또한 하인리히의 이론은 모든 사고의 88%가 안전하지 않은 행위를 수행하는 인간의 결정 때문에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이러한 실수를 계속 반복하는 것일까? 왜 음주를 하면 안된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계속 음주사고를 내는 사람이 나오며, 왜 개목줄을 하라고 해도 지키지 않다가 개물림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일까? 왜 마스크를 쓰라고 해도 쓰지 않는 사람이 나오는 것일까? 그렇게 대형 화재사고 조심하라고 해도 또 화재사고가 나는 것일까?

하인리히 사고삼각형 모델의 수치에서 보면 불안정한 행동을 취해도 인명피해가 나지 않을 확률이 99%이상, 경미한 사고를 포함하더라고 90% 이상 된다. 그래서 본인은 불안전한 행동을 해도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상당한 일리가 있다. 

필자는 여기에 근본적인 인간의 본성에 낙관적편향이 자리잡고 있다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이러한 주장은 이미 심리학자 곽금주교수가 2014년 , [세상읽기] 지나친 낙관적 편향, 우리의 안전을 노린다] 에서 언급하였고 최근 팬데믹 상황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를 낙관적편향 문제가 있다고 풀이한 적이 있다. 경영컨설턴트인 유정식 등도 안전 뿐만아니라 예산, 일정, 품질, 계획 등 프로젝트 측면에서의 낙관적편향이야기를 노벨경제학인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베르스키가 처음 제안한 계획오류(Planning fallacy)와 함께 잘 풀어 설명하고 있다. 최근 김용표 박사도 [PDCA싸이클 관점에서의 안전관리 : 사례연구]라는 블로그 기고문에서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에 대한 원인을 인간의 편향 문제에서 찾고 처벌위주의 법제도 개선보다는 안전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4. 맺음말

 

즉 필자도 인간의 본성 자체가 낙관적편향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것이 안전불감증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중 하나라고 주장하는데 크게 공감하고 있다. 

이 이글을 쓰며 이순신 장군이 모습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본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낙관적으로 보고싶은 욕망이 강했던 조선 조정은 전쟁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으나 거북선을 만들며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실천하였고 철저한 전략을 갖고 전쟁을 대비하였다.

내 밸류체인은 관리하지 않아도 항상 녹슬지 않고 튼튼할 것이며 녹스는 체인은 다른 사람/조직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낙관적편향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한국 사회에 뿌리깊은 안전불감증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해 줄 것임을 확신하며 이 글을 맺고자 한다. 

다음 호는 낙관적편향이 본 글의 안전불감증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경제적 타당성, 사업비나 사업기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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