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 오는구나!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일 뿐이라는 말씀이 귀가에 생생하게 들린다
두근두근 봄의 소리
맑은 봄
살 오른 봄 곱디 고와라,
양지바른 화단에
한 뼘 빛이 자라고
울 밑 흰둥개
늘어지게 하품하는 봄날
햇살이 마루 끝까지 밀려오면
부지런한 누이 봄볕 주워 담아
온 집안이 분주하다
개구쟁이 뛰노는 들판
여린 새순 맑은 눈 곱게 뜨고
철없이 피어나
꽃샘추위에 놀라 두리번두리번
봄아 오는구나
우화등선(羽化登仙) 날아오르는 노랑나비
꽃잎에 내려앉아
젖은 날개 햇살 품어
투명한 깃털 사이로
봄날이 스며들어 봄아 오는구나!
나비공원부터 산 정상까지는 무장애 나눔 길로 언제 걸어도 편안하고 상쾌한 길이다. 공원에서 시작하는 등산로 들머리부터 정상에 이르는 길을 나무 데크를 이용하여 지그재그로 길을 내어 노인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몸이 불편한 사람도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시설을 해놓았다. 이런 시설이 없다면 유모차를 끌고 산에 오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 태고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 하는 일일 것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병이 들고 불편해 질 것이다. 그들에게도 자연의 품에서 함께 즐기고 숲의 푸른 자연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기쁨이다.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 시각장애우 시설에 계신 국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의 편견이라는 것이 목발을 짚고 다니면 장애라고 표현하고 안경을 끼고 다니면 장애라고 말하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목발이나 안경이나 신체의 불편함을 덜기 위한 지극히 필요한 도구이다.”
나 자신도 안경을 끼지 않으면 지금 쓰고 있는 글을 단 한 줄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선천적으로 몸이 불편한 장애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복잡한 사회 구조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한 세상에 노출되어 살고 있다.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일 뿐이라는 말씀이 귀가에 생생하게 들린다.
말 그대로 산에 오르는 과정에 장애가 없는 무장애 나눔 길이라는 표지가 한참을 들여다보아도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