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안개
그날의 아침은 안개였다
산맥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려 온 안개가
도시를 점령하고
스멀거리며 피어오른 안개는
거대도시의 아침을
침묵 속으로 침강시켰다
모든 것들은
시야로부터 사라져 멀었고
가까운 것만 보이니 가까웠다
그날의 일기예보는
미세 먼지 나쁨이었다
짙은 안개는
미세 먼지와 구별하기 어려웠고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볼 수 없도록 마스크를 썼다
아침 햇살이 안개를 밀어낼 때까지
도시의 사람들은
빌딩의 높이와
먼 산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고
사람들은 안개로 눈을 가리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그들의 웃음 속 진실을
가려내기 어려웠다
그날의 겨울 안개는 열시 오십 분쯤
도시에서 흔적 없이 사라졌으나
여전히 사람들의
미소 뒤의 진실은 알 수가 없었다.
능선 따라 오솔길을 걷노라면 언제나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이 충만하다. 머릿속 가득한 사념들과 여기저기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관절과 근육통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며 몸이 편안해지기 시작한다.
코로나로 인하여 변화된 일상의 하나가 걷기일 것이다. 걷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효능은 놀라울 정도로 많다고 한다. 우선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해소해주고 몸이 이완되어 숙면에 도움을 주어 불면증을 해소하며 심장마비 예방 및 심혈관질환 예방에 좋다. 또한 30분 정도 걷는 것만으로도 심폐기능을 강화하여 폐활량 개선을 통한 심장과 폐 기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치매 발병률을 40% 이상 감소한다니 이 얼마나 좋은 운동인가? 폐 기능 강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근력운동인데 우리 몸에 인슐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허벅지 근력을 강화해 당뇨병까지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꾸준히 하는 것이 관건으로 어떤 일이든지 꾸준한 것이 효과를 볼 수가 있으며 어떤 프로그램에서 보니까 호감 가는 중년의 모습 중에서 자기관리를 꾸준하게 하는 사람이 많은 점수를 받는 것을 보았다.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숲은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주고 있다. 병든 나무를 벌채하여 나이테가 선명한 밑동을 바라보며 셀 실버스타인의 그림책 이야기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생각하며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