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평화로운 땅, 히말라야의 깃발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히말라야 고원에 펄럭이는 깃발은 산악인들의 영원한 안식과 염원을 담은 또 다른 의미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모든 바람의 어머니를 만나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 세상을 구하려는 염원
“히말라야가 품은 땅” 이라는 다큐멘터리의 감명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고 허락된 자들에게만 얼굴을 보여주는 신들의 땅 태고의 만년 설원과 빙하를 머리에 이고 신비를 간직한 유목민의 평화로운 땅 히말라야! 산 중턱 베이스캠프에는 형형색색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깃발의 의미를 알기 전까지는 미개인들이나 토착민들의 단순한 주술적 의미로 받아들였었다. 깃발의 종류나 의미는 다양하다.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로부터 시작과 끝을 알리는 깃발, 어떤 장소를 알리는 깃발, 위험을 표시하는 의미 등 그러나 히말라야 고원에 펄럭이는 깃발은 산악인들의 영원한 안식과 염원을 담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히말라야 최고봉의 이름은 에베레스트(8848)라고 하며 티베트 언어로는 초모랑마라고 한다. 티베트어로 나라를 지키는 여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히말라야는 당연히 신들의 땅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산허리 중턱 바람의 언덕에는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깃발을 사방팔방으로 매달아 놓고 신을 경배하고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신의 허락을 받고 무사 귀환을 기원한다.
수많은 깃발 하나하나에는 신들의 언어로 불교의 경전을 빼곡히 새겨 넣어 모든 이들이 구도자의 언어를 접할 수 있게 하였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모든 바람의 어머니를 만나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 세상을 구하려는 염원이 담겨 있다. 그 염원 속에는 불교의 심오한 말씀 많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신들의 영역의 서늘한 칼바람이 부는 고지 설원 언덕에 몸을 누인 외로운 영혼들의 염원도 함께 실려 바람에 날리는 것이다.
고원의 냉기를 가득 품은 바람이 하늘을 가르는 소리를 내고 그 바람을 깃발에 가두어 요란한 굉음을 내며 깃발이 찢어질 듯 흔들어 대는 바람 소리는 온 세상을 향해 외치는 구도의 소리처럼 들리며 신의 땅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척박하고 외로운 고지 위에 펄럭이는 깃발들의 흔들림도 이제는 예사로운 흔들림이 아님을 안다.
아무도 없는 하늘 아래 지금도 바람이 매섭게 불고 깃발은 희망과 구원의 소리로 나부끼고 있으리라.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며 살기보다는 어떠한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별처럼 자기만의 궤도를 가지고 살아가자. 오늘도 나만의 궤도를 위하여 시간의 반원을 그리며 밤하늘의 어둠 저편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