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에 가면
2022-12-07 송태한
두물머리에 가면
송강 송태한
양수리 두물머리에 가면
산자락과 골짝을 굽이돌아
드넓은 땅으로 달려온 강물이
두물머리 양지 녘에 고즈넉이 둘러앉아
지나는 날짐승과 구름을 관객 삼아
햇살과 바람, 초목으로 악보 꾸며
이리저리 교향곡 반짝이며 흘려 놓은 것
귓가에 가만 들리네
지금 두물머리에 가면
산 깊은 금강金剛과 태백의 여울
시린 발등을 줄곧 건너와 여기
성년의 어귀에서 만난 두 남녀가
긴 포옹에 두 입술 맞추고
어울려 한마당 물결 춤사위 펼치다
한몸 되어 길 나서는 뒤꼭지
살붙이처럼 눈에 보이네
문풍지 엿보듯 물속을 들여다보면
남과 북의 맨살 물씬거리며
이제 순결한 강물의 초례 치르는 것
두 가닥 푸른 물살 하나로 뒤꼬아
길게 머리채 늘어뜨리고
쏟아지는 별빛과 달빛을
흥건한 제 가슴에 철철 쓸어 담으며
밤새 강 하류로 하류로 흘러가 마침내
갯내음 출렁이는 새벽 바다 여는 것
눈에 아릿아릿 저기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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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송태한
시인, 서양화가,
시집- 『우레를 찾다』, 『퍼즐 맞추기』, 『2인시집』 등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 저작권옹호위원, 강동문협 이사, 국제현대예술협회 이사, KDA한국도슨트협회 부회장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연암문학예술상 대상, 한국문학신문기성문학상 최고상, 시와표현기획시선 당선
신동아국제미술대전 최우수상 및 우수상, 한류미술대전 우수상, 대한민국창작미술대전 동상 등 수상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