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아동미술치료 [1]

미술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고, 자각하고,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미술치료 '미술을 매개로 대상을 치료하는 것'

2020-07-07     하민철

 

아이들은 그림으로 말한다.’라는 말이 있다. 어린 아동이 자신은 무엇을 그리는지 모른 채 끼적거린다고 해도 아동의 감정은 드러난다. 그것은 언어 표현이 성숙치 못한 아동에게는 미술이 내면 감정을 표현해 내는 데 훨씬 쉽기 때문이다.
미술치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쉽게는 "그림으로 대화하는 것"이라고 답할 수 있다. 혹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 매체를 통해 인간의 손상된 부분에 올바른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미술을 매개로 대상을 치료하는 것'이다. 이것은 곧 미술치료의 목적이 미술이 아닌 치료에 있음을 의미한다.

아동의 그림을 살펴보자, 무엇을 그린 것인가?

[그림1]

유치원 미술수업에서 6살 여자아이가 그린 사과그림이다. 미술교사는 "아이에게 너 이런 사과 먹어봤니! 검정사과가 있니? 왜 이렇게 그렸니?" 라고 다그치자 아이는울기 시작했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유아교사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달래며 '사과 그렸구나.'라고 보듬으며 왜 검정색으로 그렸을까? 하자 아이는 울음을 그치며 하는 말.
난 사과가 먹기 싫은데 엄마가 아침마다 사과를 줘요. 그리고 난 검정색이 제일 싫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그렸어요."

심리학자 알슬러 헤트윅은 자유화법 분석론에서 검정색을 표현하는 어린이는 정서나 행동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표현하고, 자유로운 감정의 흐름이 결여되어 공포와 불안을 가지며 압박감을 느끼며 고독하고 파괴적 공격적인 성향이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그림2]

<그림2>의 병원그림을 가만히 보면 아이는 배가 아파 펑펑 울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의사의 모습을 중심에 크게 그렸다. 이는 마치 의사가 자기를 아프게 하는 존재로 생각하고 중요하게 느껴 그림크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그리고, 표정도 무섭게 그렸다. 반면 왼쪽 간호사는 크기가 작게 구석에 그렸다. 아이에게 의사의 존재는 크게 느껴져 크게, 간호사의 존재는 작게 느껴져 작게 표현한 것이다. 아이의 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그림이다

미술교육은 미적능력 함양이 그 교육목표중 하나이며 미술치료는 인격성장이란 큰 목표가 있다고 보며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키며 알게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아이를 아는 것이 먼저 중요하다고 본다.

이같이 아동미술치료는 특별한 관심과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장애로 고통 받고 있다거나 견디기 힘든 상처로 힘들어하는 아이들,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아이들, 괴로워하는 아이들, 그리고 일그러진 마음으로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분노를 토하는 아이들 모두 미술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림3] 커다란 공룡이 집을 삼키고 있는 그림

애착형성이 안되면 복수를 당한다는 개념의 마음. 아이같은 경우 놀고 싶고 자기 마음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는데, 집이 자기를 괴롭히는 장소처럼 느껴지는 아이 마음 심리가 나타난다.

또한 정상적이고 건강한 어린이들에게 미술치료는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스스로를 정의내리고 표현하고픈 건강하고 정상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자아를 충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게 하여 부모로부터 심리적 분리를 촉진시키고 훌륭한 독립된 개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미술치료는 시각 매체를 사용하여 아이의 내면의 심상을 표현하게 함으로써 무의식을 활성화 하고 그 속에 묻힌 창조적 기능을 자극하여 무의식에 잠자는 자가치료 능력을 발휘 하게 한다. 이를 통하여 내면에 왜곡, 상실, 억제되었던 부분을 재발견하고 통합시킴으로써 인격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미술치료는 작품의 예술성보다는 작품 활동을 통한 카타르시스, 승화 과정, 그리고 의사소통에 관심을 두고 충동과 통제, 사랑과 증오 등 무의식과 의식 사이의 필연적인 갈등요소들을 미술의 전체성과 상징성을 통하여 통합시킴으로써 인격의 발전을 더욱 촉진시켜 줄 수 있다.
특히 시각적인 표현 수단인 미술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동에게 언어적 표현 수단과는 달리 심한 저항감이 없어 자신의 감정이나 사고를 자신도 모르게 구체화 시키고, 그림을 통해 자신의 경험이나 내적욕구,무의식적인 갈등, 정신역동을 나타내게 하여 아동의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술치료는 주로 정서적인 성장과 연관되어 있다. 다시말해, 미술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고, 자각하고,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바로 미술치료이다. 또한 미술을 통해 아동의 성장을 돕는 미술치료는 지켜보고, 때로는 기다려주는 것을 의미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마음을 이해하고 아동의 시각적인 표현을 언어나 행동으로 읽어줄 수 있다 이러한 수용을 통해 미술치료자와 아동사이에 신뢰적 관계가 형성되는데 이것은 아동에게 심리적 안정과 함께 비로서 자아개념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의 내면에 잠자며 기다리고 있는 창의성을 일깨워 인생이라는 캔버스에 선명하고 밝고, 대담하고, 화려한 물감들로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어린이를 양육하고 가르치는 모든이들의 과제이다. - 닉슨 Nixon. 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