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시와의 뜻밖의 만남
DDP는 세계 최초 신제품과 패션 트렌드를 알리고, 새로운 전시를 통한 지식 공유, 다양한 디자인을 체험하는 콘텐츠를 운영하여 세계로 미래로 향하는 디자인·패션 산업의 발신지 역할
오간수다리 주변은 서울의 시장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서울의 최초 민영 상설시장은 1905년 개장한 광장시장이었다. 청계천을 따라 동쪽으로 확장을 거듭하여 현재는 방산시장, 동대문종합시장, 평화시장 등으로 동대문시장 권역을 넓혀가며 쇼핑의 메카로 거듭났다. 더 나아가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려야 하는 관광 명소로 알려지며 세계적인 의류와 패션 산업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한양도성이 단절된 곳에 세워졌던 동대문운동장에 대해 철거와 보존을 가지고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다 결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들어섰다. 그중에서 2014년 복합 문화공간으로 개장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압권이다. DDP는 세계 최초 신제품과 패션 트렌드를 알리고, 새로운 전시를 통한 지식 공유, 다양한 디자인을 체험하는 콘텐츠를 운영하여 세계로 미래로 향하는 디자인·패션 산업의 발신지 역할을 하고 있다.
DDP는 여성 건축가로서 최초로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Zaha Hsdid)가 맡아서 5,800톤의 철근을 사용하여 모든 기둥을 없앴고, 메가 트러스를 적용한 초대형 지붕 구조로 설계되었다. 45,133개의 외장 패널 하나하나를 다르게 조합하여 유려한 곡선을 이룬 세계 최대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추진하면서 성곽의 일부인 이간수문二間水門과 치성雉城이 매몰된 채 드러났다. 이는 뜻밖의 소중한 만남이었다. 훈련도감訓鍊都監 분영인 하도감下都監 건물 터를 비롯하여 유물 다수가 출토되어 공원 안에 복원하거나 DDP 유구 전시장에 마련하였다. 사라지는 것은 모두 쓸쓸하지만 다시 태어나는 것에도 또 그만큼의 기대가 생겨났다. 잊을 뻔한 도시의 기억이 긴 잠에서 깨어나 첨단 패션과 융합하여 오늘의 문화로 승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