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르라미
2020-08-28 송태한
쓰르라미 /송태한
허물 갓 벗은 쓰르라미
가쁜 호흡을 고르고 있다
은박지처럼 구겨진 가녀린 날개를
연초록 첫 햇살에 말리며
비포장 오르막 나무껍질 위에서
돌덩이 같은 여섯 발걸음
정지한 듯 옮기고 있다
짐작하곤 있을까 쓰르라미는,
빛살 건너 포르릉 금새 날아다닐 테고
관객 기다리는 느티나무 공터에서나
모깃불 타는 마당 멍석 앞에서
가슴통 울리는 테너 음정으로
혼신을 다해 한마당 내지르는
한 여름의 야외공연
저 짧은 생의 무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