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빨리 끝내야 한다

최소한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2020-08-24     송진호

 

지난 3월 초 나는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했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또 다시 하루 걸러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여전히 일 주일에 단 하루만 등교하고 있다. 6개월간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지냈던 것이 허탈해지는 요즈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2,30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8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지지 않을 수 있지만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두기 등 행동수칙과 3(밀폐, 밀접, 밀집)장소 가지 않기 등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모두 알고도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의 대담함(?)은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나를 지키지 않으면 가족과 직장동료 지역사회에 까지 피해가 미칠 수 있음도 기억 해야 한다. 출퇴근, 등하교 등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감염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하지 않아도 되는 (자제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방역수칙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신천지 사태를 통해 집단감염의 가능성과 심각성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들만의 생각과 억지 논리를 고집하는 일부 어른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코로나 19가 진정되면 만나기로 해 놓고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로 약속해 놓고 가지 못하는 곳도 여러 곳 있다. 그 중에서도 꼭 만나고 싶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젊은이들이 있다. 너무 기특한 나의 모교의 재학생 후배들이다.

 

 

지난 2월 말 동문 졸업생들이 모인 단톡방에 기사 하나가 공유되었다. 모교 재학생들의 선행에 관한 기사였다. 교내 커뮤니티를 통해 코로나 19로 고생하는 대구지역 의료진을 돕자는 제안을 한 학생들이 있었고 그 작은 용기가 큰 호응을 얻어 모금이 계속되고 있고, 다른 학교들까지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기사였다. 사회복지사인 나에게 얼마나 뿌듯한 기사였는지 모른다. 수소문 끝에 모금이 진행되고 있는 단톡방을 찾아 글 한 줄을 남겨주었다. “재학생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하며... 옳은 일에는 얼마든지 힘이 될 수 있는 선배들이 있음을 기억해 주길 바라고... 더 큰 어른이 되어서도 나라와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들을 잊지말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와 내 가족 모두도 모금에 동참했다. 또 다른 졸업생들도 후배들의 선행에 힘을 보탰음은 물론이다. 처음에는 50만원이라도 모아서 고생하는 의료진을 돕고자 했던 학생들의 마음이 4,000만원이 넘게 모이는 기적을 낳았고 우리 학교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학교들에게 까지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모금된 금액 중 1,000만원은 내가 일하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를 통해 당시 큰 어려움을 겪던 대구지역 아이들을 위해 사용되기도 하였다. 수소문 끝에 모금을 주도했던 재학생 후배와 연락이 닿았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선후배들이 한 번 만나자고 약속 한 지가 6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언제 만날 수 있을지 아직도 기약이 없다. 아무쪼록 젊은 나이에 품은 옳은 생각을 언제 어디서든 지켜나가는 후배들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가야할 곳을 갈 수 없는 것은 그래도 참을 만하다. 정말 큰 걱정거리는 방치되거나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영양, 위생, 학습, 사회성 등 챙겨야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한다. 어른들이 어떤 인내와 희생을 치르더라도 아이들은 학교에 보내야한다.

배워야 할 것들을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 노는 것은 모든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 아이들이 나의 아이들과 더불어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임도 기억해야한다.

앞으로 몇 일 동안 만이라도 세상의 미래인 모든 아이들을 위해 모든 어른들이 최선을 다해 자제력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