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2021-02-22     송태한

 

 

 

 

솟대

송태한

 

 

동지섣달 홀로 넘긴

정월 대보름 자정

달빛 켜켜이 내 몸을 감싸면

이윽고 허공에 오르리

사방십리 벌레와 들짐승

바람마저 잠든 적막강산

금줄 띠 두르고

찬 서리 떨치며

까마득히 떠오르리

소도蘇塗, 마지막 정토

곧은 장대 볏짚단 끝에서

탑신제 향불 내음 밟고

북두칠성 등대 삼아

잔 날개 내저으며

기어이 하늘에 날아오르리

올라가 엎드려 눈물로 고하리

핏빛 소원 한 줄 담긴

그은 소지 한 장

얼음장 같은 오리부리에 꼬옥 물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