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우리나라의 커피 재배

2020-07-15     박원규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커피 시장 대국이다. 최근 신문 보도에 따르면 그 규모가 약 12조 원(맥주 관련 시장의 규모가 약 5조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어머어마한 커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일본, 영국 등을 앞선 커피 왕국인 것이다

이렇듯 엄청난 규모의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커피원두(생두 포함) 생산량은 거의 0에 가깝다. 즉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 커피나무 재배 농가가 약 50여 곳이 있다고는 하나 대부분 관상용 커피나무일 뿐 커피열매를 생산해서 상업적인 커피를 판매할 수 있는 전문농장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제공 - 박미애 사진가

우리나라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거의 20여 년 전이니 아직도 국내에 제대로 된 국산 커피재배단지가 없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패션푸르츠, 용과, 파파야 등의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열대과일들이 하우스에서 자라고 있고, 과연 경제성이 있을까 싶은 이런 과일 재배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국산커피재배단지 조성은 이미 이루어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우스에서 재배하여야 하는 특성상 경제성이 문제라는 이야기는 모든 열대 과일들에게도 적용되는 문제이고, 앞으로의 스마트팜 추세나 현재 세계 3위의 큰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커피열매 생산을 위한 상업적 전문적 커피재배단지가 없다는 점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필자는 몇 차례에 나누어서 우리나라에서 커피재배단지가 조성되지 못한 원인과 문제점을 찾아보고,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농업
  • 커피 재배 현황 및 문제점
  • 재배의 특성과 시사점
  • 커피재배 단지 조성의 필요성
  • 커피재배 단지 조성 방안

 

  • 농업

1.1. 기후변화

기후변화란 30년 동안의 기온 평균치가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는 수십억 년 동안 다양한 환경 아래에서 기후가 꾸준히 변하고 있고 지금도 계속 변하는 중이다. 그런데 최근 그 기후변화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인류의 생산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이다

기후변화는 온실효과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지구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지는 온실효과는 지구의 온도를 일정한 온도로 유지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만일 온실효과가 없다면 낮에는 햇빛을 받아 지금보다 수십도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가게 되고, 밤에는 모든 열이 방출되어 영하 100C 이하로 떨어져 지구에서 웬만한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최근의 기후변화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등) 농도가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이로 인한 기온, 강수량, 강설량. 일조시간, 일사량 등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30년간 연평균 기온이 약 1.2C 정도 상승하였다. 이런 증가 현상은 모든 계절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주로 겨울과 가을철에 두드러진다고 한다

한편 한반도에서의 미래 기후변화는 지난 30년간의 온난화 현상이 2100년까지 꾸준히 지속될 것이고, 이에 따라 폭염, 열대야 등의 급격한 증가 및 호우, 태풍 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2. 농업에 미치는 영향 

지구온난화는 폭설, 가뭄, 홍수, 이상기온과 같은 기상재해를 일으켜, 홍수로 인한 농경지 유실, 저수지 붕괴, 가뭄으로 인한 농업용수 고갈 등의 농업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다. 게다가 농작물 재배를 위한 적정기온 이탈, 새로운 병해충이나 잡초의 창궐 등을 유발하여 농산물의 품질 저하 및 생산량 감소 문제를 일으킨다

. 농업기반 환경의 악화 

기온의 상승은 토양에 있는 미생물을 증가시켜 유기물의 분해가 촉진되고, 이에 따라 토양 내 유기물의 함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토지의 지력이 저하된다. 또한, 높은 온도는 토양 내의 수분 증발 및 대류성 강우를 유발하고, 잦은 강우 및 강우 강도의 증가는 토양 침식을 심화시켜 작물 재배에 적합지 않은 토양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밭 면적의 약 23.5%토양 유실에서 매우 심각한 등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경사지 밭(감자, 배추, )에서의 토양 유실량은 OECD의 허용기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높은 온도로 인한 가뭄도 농업에 심각한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체 농산물의 약 40%가 관개농업에 의존하고 있어 가뭄에 따른 수자원(농업용수)의 부족 현상 때문이다. 특히 2011년 이후 한반도에는 국부적인 가뭄이 자주 일어나고 그 강도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 작물재배지 이동 

온도가 1C 상승함에 따라 농작물 재배가능지역은 위도상으로 81km 북상하고 해발 고도상으로는 154m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지구온난화에 따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작물의 적정재배지역 및 적정 재배시기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호냉성 채소는 기온이 올라가면 재배적지의 이동과 함께 재배시기의 이동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봄채소는 지금보다 일찍 심어 재배해야하고, 가을 채소는 늦게 심어야하는 것이다. 사과는 온난화에 따라 재배적지가 북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열대 기후 지역이 증가하면서 재배적지 감소가 예상된다. 한편 감귤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남, 경남 등으로 재배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 생산성과 품질저하 

벼는 지구온난화가 진전될수록 생육온도의 상승과 생육 기간 단축으로 수확량 및 품질 저하가 일어난다. 사과, , 포도 등의 온대 기후 과수는 생장기에 고온 현상으로 인해 과형 변화, 당도 감소, 착색 불량 등 품질 저하가 예상된다. 이외에도 양파, , 상추 등의 채소 품질과 수확량 저하가 예상되는 등, 기존 농작물 들은 대부분 품질 및 수확량 감소에 당면하게 된다

. 돌발 병해충의 발생과 확산

지구온난화는 따뜻한 활동환경 등으로 새로운 해충의 토착화 가능성 확대, 아열대성 병해충의 출현 등으로 유해 생물군의 돌발적 발생과 규모화가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거의 토착화된 꽃매미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아열대성 곤충이며 과거에는 낮은 기온으로 서식이 어려웠지만 최근 겨울철 이상고온 등으로 월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2006년 대발생 이후 그 서식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갈색여치는 2001년부터, 선녀벌레는 2005년부터 발견되기 시작한 이래, 이런 새로운 해충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은 기존 재배작물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켜 전 세계적인 식량부족 사태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세계 인구는 196030억 명에서 2015년에는 73억 명으로 약 2.5배 증가하였는데,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의 농산물 경작면적은 줄어들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다음 회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시장 규모가 큰 농작물인 커피의 재배에 기후변화가 미치고 있는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자.